
5월 축제철을 맞아 대학들이 유명 연예인 섭외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축제 예산의 상당액을 연예인 섭외에 들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학생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료 티켓제를 운영하는 대학에서는 연예인 공연을 보려는 외부인을 대상으로 한 암표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축제 예산 절반이 연예인 섭외비
7일 조달청에 따르면 경북대는 오는 20~22일 여는 축제 사업비로 전년(2억2000만원)보다 59.1% 늘어난 3억5000만원을 책정했다. 학교 측은 행사 기획업체에 ‘싸이, 권은비 등 워터밤형 가수 포함’ ‘최정상급(S급) 2팀, 정상급(A급) 2팀 이상 섭외’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통상 S급 연예인 출연료가 5000만원, A급 연예인은 3000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축제 예산의 절반가량이 연예인 섭외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다른 대학도 연예인 섭외에 축제 예산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부산대는 26~28일 열리는 대동제 예산으로 3억7895만원을 책정했다. 축제 준비업체에 ‘S급 가수 4팀 이상’ 섭외를 요청했다. 최소 조건인 4팀만 부르더라도 전체 축제 예산의 절반 이상이 연예인 섭외 비용으로 쓰이게 된다. 11~14일 대동제를 여는 국립부경대는 2억5290만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6팀 이상의 연예인을 섭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가운데 3팀 이상은 A급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다른 데 예산 쓸 일도 많은데…”
학생들 사이에서는 축제 예산의 상당액이 연예인 섭외에 사용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북대 재학생 김동경 씨는 “축제 예산 재원에는 학생이 낸 등록금을 비롯해 각종 학생 부담금 등이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을 것”이라며 “연예인 섭외를 위해 축제 예산을 과도하게 투입하기보다 교육시설 개선이나 학생 복지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축제가 공동체 화합보다는 연예인 중심 공연으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부산대 1학년 이모씨는 “학내 구성원이 주인공이 돼야 할 축제인데 연예인을 부르는 데 지나치게 집중해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며 “구성원 간 결속을 다질 프로그램을 강화하거나 학교 성과를 알릴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암표 거래도 성행
행사가 유명 연예인 공연 위주로 운영되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외부인을 중심으로 암표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지난해 싸이, 아이브 등이 출연한 연세대 축제 입장권은 정가가 1만7000원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약 3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YB, 엔믹스 등이 출연한 고려대 축제 티켓 역시 정가는 1만8500원이지만 온라인에서 10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등 웃돈 거래가 이뤄졌다. 당시 행사를 준비한 학생단체는 방문객의 신분증과 학생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암표 거래와 외부인 출입을 제한했다.ADVERTISEMENT
연예인 공연을 보기 위한 편법 거래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8일 인천대 축제에 아이돌그룹 라이즈의 출연이 예정되자 SNS 등에서는 이 학교 학생증을 15만원에 대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연예인 중심 ‘소비형 축제’에서 벗어나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경험·참여형 축제’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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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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