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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몸값 1300조…오픈AI 제친 ‘이 기업’ 월가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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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몸값 1300조…오픈AI 제친 ‘이 기업’ 월가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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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드 쇼크’를 몰고 온 앤트로픽이 AI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한때 챗GPT의 후발주자로 여겨졌던 클로드는 개발자의 코드를 짜고, 사무직 업무를 처리하며, 금융·국방·보안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기업가치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를 넘어설 기세고 올해 1분기에는 가장 많은 돈을 번 AI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앤트로픽이 최근 투자 유치 협상을 진행하며 받아든 기업가치는 9000억달러(약 1336조원)로 오픈AI의 8520억달러(약 1265조원)를 웃돌았다. 불과 두 달여 만에 몸값이 두 배 이상 치솟았다.


    경쟁사보다 이용자가 적은 상황에서 돈은 더 많이 벌어들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올해 1분기 매출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31.4%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올해 연간 매출 예상 실적도 공개했는데 300억달러(약 41조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0억달러에서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우리는 10배의 매출 성장을 예상했는데 1분기를 연 환산하면 80배가 나왔다”며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치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분기 앤트로픽의 사용자당 월평균 매출은 16.2달러로 역시 1위다.

    클로드 코드와 클로드 코워크로 ‘소프트웨어 기업 종말론’을 불러온데 이어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미토스를 공개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영향이다.
    인터넷 대신 책 하나하나 스캔해 학습

    클로드가 힘을 갖게 된 근원적인 힘은 데이터였다. 사용자들은 다른 AI툴과 달리 클로드가 긴 문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답변 정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하곤 한다. 그 비결은 앤트로픽이 직접 책을 스캔해 데이터를 학습시킨 데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프로젝트 파나마’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통해 방대한 양의 책을 사들인 뒤 제본을 잘라내고 고속 스캐너로 페이지를 스캔해 AI 모델 학습에 활용했다.

    공개된 내부 문건에는 “전 세계 모든 책을 파괴적으로 스캔하려는 노력”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제안서에는 6개월 동안 50만~200만 권의 책을 변환하는 작업이 언급됐다. AI가 인간의 언어와 문체를 학습하려면 인터넷 조각글이나 팩트가 확인되지 않은 설명으로는 부족했다. 책은 고품질 언어 데이터의 보고였다.


    물론 이 과정은 논란을 낳았다. 미국 법원은 AI 학습 자체에 대해서는 변형적 이용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앤트로픽이 프로젝트 파나마 이전에 불법 복제된 책 데이터를 내려받은 행위에 대해서는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봤다. 앤트로픽은 결국 작가·출판사 측과 15억달러 규모 합의에 나섰지만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책으로 학습을 마친 클로드는 추론 능력 역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드가 선보인 오퍼스 4.7은 대학원 수준 추론(94.2%)과 고난도 추론(46.9%)에서는 GPT-5.5를 앞섰다. 복잡한 기획이나 설계 업무에선 강하다는 의미다.
    AI가 내 컴퓨터 활용해 직접 일한다
    지난 2월에는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드를 공개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는 야근이 사라졌다. AI가 코드를 짜면 사람이 코드리뷰(검토)를 하는 식으로 업무가 전환됐고 개발자 한 명이 동시에 네다섯 개 프로젝트를 맡기 시작했다.


    클로드 코드는 AI가 프로젝트 파일 전체를 훑고, 수정 계획을 짜고, 테스트를 돌리고, 오류를 스스로 고친다. 설계·구현·테스트·디버깅으로 이어지는 개발 사이클을 혼자 돌리는 자율적 개발 에이전트다. 사람이 대화하듯 지시하면 AI가 알아서 코딩을 수행하는 ‘바이브 코딩’ 시대가 열린 것이다.

    클로드 코드가 개발자의 일을 자동화했다면 앤트로픽이 선보인 ‘클로드 코워크’는 비개발자인 모든 직군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기능이 담겨 있었다. 연구원, 금융 종사자, 법무팀, 인사팀 등 하루 종일 문서, 파일, 데이터와 씨름하는 사람들을 위해 계약 검토, PPT 자동화, 법률 브리핑, 글쓰기 등을 대신 해줬다. 클로드 코워크는 사용자의 컴퓨터에 직접 접근해 파일을 검토하고 다양한 툴을 사용해 업무를 완성한다. 발표 직후 미국 소프트웨어 업종 주가는 5~10% 이상 추락했다.



    코워크 툴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클로드 내에서 다양한 업무와 기능을 자동화하는 ‘스킬’ 역시 클로드의 무기다. ‘스킬’은 스마트폰 내의 다양한 ‘앱’과 같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법률 전문가가 만들어 놓은 ‘법률 계약서 검토 스킬’을 활용해 복잡한 계약서를 검토하고 법적 이해관계를 파악할 수 있고 ‘마케팅 보고서 작성 스킬’을 활용하면 원하는 구성과 내용으로 마케팅 보고서가 뚝딱 완성된다. 스킬을 활용해 글을 쓰거나 디자인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본인이 필요한 스킬을 만들어 쓸 수도 있다.

    최근 존재가 드러난 차세대 AI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는 그 능력이 위험할 만큼 뛰어나 일반인 대상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앤트로픽은 미토스의 사이버보안 취약점을 탐지하는 AI다. 심지어 취약점을 찾아내 공격하는 해킹 능력까지 갖췄다.

    미토스는 방어자에게는 강력한 보안 도구지만 공격자에게 넘어가면 새로운 사이버 무기가 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 등은 잇따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해외에서 인기를 얻던 클로드는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졌다. 미국 전쟁부(국방부)를 비롯해 수많은 정부기관이 클로드를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 전쟁부는 보안과 정확도에 강점이 있는 클로드를 기밀 작전에서 유일한 AI 채택해 써왔다. 최근 중동전쟁에서도 클로드를 활용해 이란을 공습하면서 클로드가 강력한 신뢰를 얻었다.

    특히 “AI를 전쟁에 활용할 수 없다”며 미국 정부와 대치한 아모데이 CEO의 신념이 더 많은 팬덤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미토스를 공개할 때에도, 클로드가 전쟁에 활용될 때에도 “세상에 위험한 AI는 선보일 수 없다”고 말하는 그를 향해 AI로 공포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쟁자인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아모데이 CEO가 AI로 ‘공포 마케팅’을 펼친다고 주장했다. 폭탄을 만들어놓고 자신들이 선택한 고객들에게만 폭탄 대피소를 팔겠다는 꼴이라는 것이다.
    안전한 AI 표방? 가장 공격적인 AI 개발
    앤트로픽의 성장사는 ‘안전한 AI’를 표방한 회사가 가장 공격적인 AI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키워온 과정이었다. CEO인 아모데이를 포함한 초기 창업 멤버는 오픈AI 출신이다. 아모데이 CEO는 바이두와 구글 브레인을 거쳐 오픈AI 임원으로 재직했다. 2019년 그가 진두지휘한 GPT-2를 발표했지만 회사는 당시 “악용 우려 때문에 모델을 공개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조직이 영리법인으로 구조를 개편하면서 균열이 시작됐다. 결국 2021년 아모데이 CEO와 그의 측근 그룹, 이른바 ‘판다스(The Pandas)’는 회사를 나와 앤트로픽을 차렸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두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AI 패권 경쟁은 기업용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앤트로픽의 다음 타깃은 금융이다. 앤트로픽은 5월 5일 미국 뉴욕에서 금융서비스 행사를 열고 “코딩은 영원히 바뀌었다. 다음은 금융”이라는 문구로 금융 AI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이날 앤트로픽은 은행과 보험사를 겨냥한 10개의 금융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이 에이전트들은 투자은행 피치북 작성, 재무제표 감사, 신용 메모 작성 같은 금융권의 고부가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골드만삭스, 비자, 씨티, AIG 등 주요 금융사가 이미 클로드를 도입했고 앤트로픽의 상위 50개 고객 중 40%가 금융회사라는 점도 공개됐다.

    문제는 속도다. 클로드 코드·코워크 등 에이전트 제품이 잇달아 흥행하면서 수요가 인프라를 앞질렀다. 최근 불거진 성능 저하와 추가 과금 논란은 앤트로픽이 그간 연산 투자를 보수적으로 유지해온 결과였다. 앤트로픽은 이 병목을 단번에 뚫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5월 7일 연산자원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의 xAI가 보유한 테네시주 멤피스의 ‘콜로서스1’ 데이터센터를 활용하기로 계약했다.

    이를 통해 앤트로픽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22만 개 이상을 포함한 연산 용량 300MW(메가와트)를 확보했다.앤트로픽은 이렇게 얻은 연산 자원을 서비스 개선에 곧바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업 수요가 많은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의 유료 이용자 사용 한도를 두 배로 늘렸다. 또 최상위 공개 모델인 ‘오퍼스’의 호출 제한도 2∼16배로 대폭 높였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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