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 선물가격(6월 인도분)은 트로이온스당 4646.4달러로 올해 최저점 수준까지 내려갔던 지난달 26일(4392.3달러) 이후 5.8% 올랐다. 산업재 성격을 겸비한 은은 반등 폭이 더 컸다. 은 선물가격(74.3달러)은 이 기간 9.7% 상승했다. 금·은 가격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연이어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며 고공행진했지만 그 후 조정받다가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크게 하락했다. 유가를 비롯한 물가 급등이 시장금리를 강하게 밀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가격을 짓눌렀다. 인플레이션 방어가 가능한 실물자산이란 측면보다는 금리 상승기에 매력이 떨어지는 이자 없는 자산이란 점이 더 부각됐다.
하지만 지난달 초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로 중동의 긴장감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금·은 가격 하락세도 멈췄다. 양국의 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적잖은 투자자가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금의 경우엔 주요국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수세가 가격을 받쳐주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앙은행 등 공공부문의 금 순매입 규모는 244t으로 지난해 말(208t)보다 36t 늘었다.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인 것도 금·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월 13일 100.36으로 뛰었지만 지난달 30일 98.04로 내려왔다. 수요 급증에 따른 달러의 가치 급등은 금·은의 상대적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급등이 자극한 주요 물가 상승세가 얼마나 진정되는지가 향후 금·은 가격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상황이 여전히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은 앞으로 3개월간 금값 전망치를 트로이온스당 4300~5200달러로 제시했다. 하락 가능성도 반영한 가격 범위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은 당분간 완만하게 오르거나 고점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