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월28일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작전 '장대한 분노'가 끝났으며, 현재 미국이 이란에 하고 있는 것은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현재 이란과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공격이나 반격 가능성을 남겨 두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루비오 장관은 5일(현지시간) 출산 휴가에 들어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을 대신해 백악관 기자회견에 나서 "장대한 분노 작전 종료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통지했다"면서 "그 단계는 끝났다. 우리는 지금 해방 프로젝트 중"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중순부터 대변인이 진행하는 정례 브리핑을 폐지하고 비정기 브리핑이나 루비오 장관이 종종 개최하는 기자회견으로 갈음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지난 주말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이 시작됐다"면서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걸프 해역 내에 갇혀 이미 두 달 넘게 방치되어 있는 87개국 출신의 민간인 약 2만 3000 명을 구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무고한 선원들과 상선 승무원들은 이란의 행태로 인해 바다 위에서 고립된 채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면서 "이란의 행위는 물론 명백한 범죄 행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우 필사적이고 무모한 조치로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작전은 '방어적 작전'이라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기자들에게 거듭 밝혔다. "우리가 먼저 공격받지 않는 한 발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만약 우리가 공격을 받는다면 즉각 대응할 것"이라면서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전력에는 유도 미사일 구축함, 100여 대가 넘는 육·해상 기반 항공기, 다영역 무인 플랫폼, 그리고 지구상에서 가장 정예화된 1만 5000명의 군 장병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루비오 장관의 설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저녁 트루스소셜을 통해 '프로젝트 프리덤'을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분명하지 않았던 이유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4일 오전부터 선박 구출작전 프로젝트를 한다면서도 이란과의 협의가 있었는지, 군함을 보낸다는 뜻인지, 상선의 탈출에 미국이 어떻게 기여한다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이란 매체들의 초기 반응도 특별한 반박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단순히 타전하는 데 그쳤다. 발언의 진의가 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루비오 장관이 거명한 미국 측 전력은 프로젝트 프리덤이 발표된 후 중부사령부(CENTCOM)이 공개한 전력과 동일하다. 이 전력을 즉각 작전에 투입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러한 전력을 대기시키면서 향후 상황을 살피고 필요시 쓰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통지했다는 것은 "이란과의 적대행위가 종료됐다"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에 대한 서한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이 해협의 통로를 체계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경제적 차원에서의 대이란 압박 또한 이란 정권에 대한 '최대 압박'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란의 물가상승률은 70%에 달하며 통화가치는 완전히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또 "이 해상 봉쇄 조치만으로도 이란은 매일 5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 손실을 입고 있으며, 이란 전체 무역량의 90%가 중단됐고, 유전 가동이 중단돼 이란 석유 인프라에 돌이킬 수 없는 영구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생산을 제대로 못해 석유 인프라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다른 걸프 산유국들도 비슷한 사정이다.

그는 "해방 프로젝트의 주요 책임은 미국에 있는데 우리가 해당 지역에서 힘을 투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선박이지만 미국이 '선의'로 해방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시도하며 현 상황을 '뉴노멀'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완전히 불법적이고 터무니없는 일이며 전세계 모든 국가가 우리에게 합류해 이란을 규탄하고 뭔가 해야 한다"고 그는 촉구했다.
쿠르드계 민병대에 미국이 무기를 제공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루비오 장관은 이란 정부의 민간인 학살을 언급하면서 "대통령께서 표명하신 것은, 이란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일들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이며 별개의 사안이라고 모호하게 피해갔다.
레바논 내 헤즈볼라 세력과 이스라엘 간 공방전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휴전 상태인지 교전 상태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 사이에는 애초에 문제가 없고 평화 협정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격하는 것은 "전적으로 헤즈볼라 때문"이며 이로 인해 "레바논 국민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