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늘 소수의 길을 걸었다. 그는 그룹의 미래를 바꾸는 결정을 내릴 때마다 업계의 상식과 통념을 깼다. 그럴 때마다 임직원들의 반발과 우려를 샀고, 때론 업계의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매번 금융산업을 흔들었고, 미래에셋은 도약했다. 운용자산(AUM) 13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의 수장이 된 지금도 그는 주류에 도전하는 중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4일 박 회장을 만나 미래에셋그룹의 청사진과 그가 생각하는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박 회장은 역사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에 대한 자신의 시각도 가감 없이 풀어냈다. 쉼 없이 이어진 박 회장과의 문답은 원고지 70매를 훌쩍 넘겼다. 인터뷰 전문은 한경의 투자 전문 플랫폼 '한경프리미엄9'에서 볼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4일 박 회장을 만나 미래에셋그룹의 청사진과 그가 생각하는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박 회장은 역사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에 대한 자신의 시각도 가감 없이 풀어냈다. 쉼 없이 이어진 박 회장과의 문답은 원고지 70매를 훌쩍 넘겼다. 인터뷰 전문은 한경의 투자 전문 플랫폼 '한경프리미엄9'에서 볼 수 있다.

2015년 업계 5위권에도 못들던 미래에셋증권이 한때 업계 1위였던 KDB대우증권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을 땐 안팎의 반발이 거셌다. 장부가보다 6000억원을 더 주고 인수합병(M&A)에 성공하고 나서도 '승자의 저주'라는 꼬리표가 그를 따라다녔다. 2018년 '듣보잡' 운용사였던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를 5200억원에 샀을 때도, 2022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때 3000억원을 지원 사격했을 때도 그랬다. 이후 미국 우주발사체 기업 스페이스X에 1조1000억여원(고객 자산 포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자 "증권사가 왜 벤처투자를 하느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다수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박 회장의 결정은 몇년 뒤 하나둘 '옳은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되겠다던 그의 포부는 10년 만에 현실이 됐다. 미래에셋그룹의 운용자산(AUM)은 1300조원, 글로벌X와 타이거 브랜드로 미국 유럽 호주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운용하는 ETF 자산 규모는 400조원(6일 기준 385조원)에 육박했다. 올해 스페이스X 투자로 그룹이 벌어들일 평가이익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미래에셋증권이 벌어들인 세전이익 2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스페이스X 투자로 회수하는 셈이다.
“지금의 소수가 앞으로도 소수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가 더 많다는 게 역사가 보여주는 사실이고 내 비즈니스 경험이다. 소수의 입장이 장기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언젠가는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게 된다.”
박 회장은 글로벌 투자플랫폼이 출범하는 2026년을 '미래에셋 3.0'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그는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창업이 '미래에셋 1.0', 2015년 대우증권 인수가 '미래에셋 2.0'이라면 올해부터 미래에셋그룹이 완전히 환골탈태 하는 3.0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존 증권사·투자은행(IB) 중심의 틀을 넘어 투자와 자산관리, 디지털 금융을 아우르는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주식·가상자산·대체투자 등 모든 자산의 투자가 가능한 미래에셋 MTS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출시된다. 기존 증권업의 사업 영역을 해체하고, 투자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 담겠다는 전략이다.
박 회장은 “국내 증권사의 개념 자체를 깨려고 한다”며 “기존 금융사의 경계를 넘는 회사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미래에셋은 글로벌 IB라는 표현보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이라는 이름이 더 맞다”며 “투자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가 미래에셋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미국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번 M&A을 미래에셋 도약의 분기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 증권사를 인수하고 로빈후드와 경쟁 체제를 갖추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의 기업가치가 로빈후드를 넘어설 수도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한국 금융산업이 ‘저축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대전환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의 큰 흐름은 저축에서 투자로 가는 것인데, 이를 읽지 못해 증권업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평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은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는 한 재고가 없는 산업”이라며 “제조업과 달리 자본 효율성이 높고, 자산이 커질수록 수익성이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래에셋의 자산관리(WM) 부문 성장세를 언급하며 “WM 자산이 최근 수년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2030년에는 WM 부문에서만 연간 5조원 수준의 이익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어떤 산업과 종목이 성장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 전체적으론 벨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반영된 종목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몇 개 업종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외에 금융, 투자업종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증시는 M7 중심의 투자 구조에 변화 가능성이 있어,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전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