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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U 자동차에 25% 관세 폭탄…글로벌 무역전쟁 다시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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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U 자동차에 25% 관세 폭탄…글로벌 무역전쟁 다시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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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다음 주부터 25%로 인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충분히 합의된 무역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할 경우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1000억달러가 넘는 투자가 진행 중이며 이는 미국 자동차·트럭 제조 사상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작년 8월 양측이 체결한 미·EU 합의의 사실상 파기 선언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은 지난해 8월 21일 '상호적이고 공정하며 균형 잡힌 무역 협정에 관한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7.5% 관세를 15%로 낮춰 적용해 왔다. EU도 미국산 공산품 관세를 사실상 0%로 내리는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이 합의는 양측 입법부의 비준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1년 가까이 표류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활용해 다시 25%로 되돌리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EU의 합의 불이행'은 모호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EU 집행위원회가 추진 중인 개별차량 승인(IVA) 규정 개편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자동차정책위원회(AAPC)는 작년 12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EU의 IVA 개편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작년 8월 미·EU 프레임워크 합의와 공동성명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IVA 제도는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 램 1500 등 미국산 대형 픽업트럭이 EU의 까다로운 일괄 형식승인을 거치지 않고도 회원국별 기술 요건만 충족하면 유럽 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약 7000대의 미국산 SUV·픽업이 이 경로로 유럽에 진입했다.

    EU가 2027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개편안은 안전·배출 기준을 강화해 사실상 미국산 대형 픽업의 유럽 판매를 차단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미국 측은 보고 있다.


    앤드루 푸즈더 주EU 미국대사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미국은 작년 8월 합의 이후 빠짐없이 (합의안을) 이행했고, EU는 이행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관세 카드'를 다시 확인해줬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 상당수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라고 판결했다.


    미 행정부는 약 1660억달러 규모의 관세 환급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국가안보 관세는 이번 판결 대상이 아니었다. 자동차·자동차 부품, 철강·알루미늄,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한 232조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IEEPA가 봉쇄된 상황에서 232조를 무역 압박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EU산 자동차에 대한 25% 인상 역시 232조 권한 안에서 진행되는 조치라는 점에서 법적 시비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EU는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2023년 기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 560억유로 규모의 차량과 부품을 수출했다. EU 자동차 총수출액의 20%에 해당했다. 미국은 EU산 자동차의 1위 수출 시장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분석에 따르면 25% 관세가 그대로 부과될 경우 독일의 자동차 부가가치는 5.3%, 이탈리아는 4.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미국 관세 충격으로 입은 손실만 60억달러에 이른다. 이들 3사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통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약속하고 관세 면제 또는 환급을 받아내려는 협상을 이어가는 배경이다. 메르세데스는 2027년부터 알라바마 공장에서 주력 SUV인 GLC를 추가 생산하기로 했다.

    BMW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스파턴버그 공장 교대 증편을 검토 중이다. 아우디도 미국 내 일부 모델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00억달러 투자, 사상 최대"라고 자랑한 배경에는 이 같은 유럽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이 배경이다.

    EU 측은 작년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한 930억유로 규모의 보복관세 리스트를 준비해 두고 있었다. 다만 즉각 발동 시 전면적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우려 때문에 발효를 보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관세는 대서양 양안 관계를 훼손하고 위험한 하강 나선을 초래할 것"이라고 누차 경고해 왔다.

    이번 트럼프의 조치에 대해 EU가 어떤 카드를 꺼낼지는 자동차뿐 아니라 항공·농산물·디지털 서비스 등 전 분야의 통상 질서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관세 인상 방침 발표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과 서유럽 동맹국들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회원국들이 미국의 파병 요청을 사실상 거절하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토로해온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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