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절인 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주노총 본집회 현장에서 우파 성향 단체원과 조합원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져 경찰이 제지에 나섰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향한 조합원의 기습 항의까지 이어지며 현장에서는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세계노동절대회에는 민노총 조합원들이 집결했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인근에서는 오후 약 3시 40분께 우파 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20~30대 남성, 여성 5명가량이 현장에 들어와 “노동절은 사회주의식 명칭”이라며 해당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며 조합원들을 향해 “북으로 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과 이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일부 참가자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고, 이에 항의하던 조합원이 피켓을 빼앗아 파손하면서 충돌이 격해졌다. 서로 욕설이 오갔고, 한 조합원이 상대의 손을 강하게 잡아채며 제지하기도 했다. 현장에 배치돼 있던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가 양측 사이에 들어가 충돌을 막았다.
집회 안에서도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본대회사를 위해 약 3시 45분 쯤 무대에 오르자 한 남성 조합원이 “양경수는 물러나라”고 외치며 미리 준비한 유인물 수십 장을 뿌렸다. 그가 무대 앞 좌석에 기습적으로 뛰어나오자 주변 조합원들이 달려들어 해당 남성을 강하게 제지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기습 항의에 나선 해당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은 최근 진주 CU 물류센터 앞 화물연대 집회 과정에서 숨진 조합원 사건을 언급하며 양 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진주 CU·BGF리테일 사태에서 숨진 조합원의 뜻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교섭권 쟁취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양 위원장이) 청와대 정부 주관 행사에 참석하고, 이 자리에서 열사 정신 계승을 운운하는 건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행동이 공공운수노조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밝혔다.
앞서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 주관 노동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정부 주관 노동절 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 위원장이 동시에 정부 행사에 자리한 것도 역대 최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