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 직원 김모씨(32)는 3주째 병가 중이다. 업무 중 손등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수술까지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 31일 경기 양주의 한 건설현장에서 달아나는 베트남 국적 불법체류 노동자에게 밀쳐 넘어지며 상해를 입었다.
출입국 단속반이 '극한직업'이 되고 있다. 단속 과정에서 부상자가 급증하고, 위험한 상황을 겪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는 사례도 늘고 있어서다.

급증하는 단속, 부족한 인력
1일 법무부에 따르면 외국인 단속 과정에서 부상한 직원은 2021년 2명에서 2025년 74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단속 외국인은 1만1544명에서 네 배 수준인 4만8458명으로 늘었지만, 단속 인력은 302명에서 390명으로 약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단속 규모 확대의 속도만큼 인력이 충원되지 못하면서 현장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현장에선 물리적 충돌이 다반사다. 지난해 전북 전주의 한 축산가공업체 숙소 단속에서는 외국인 10여 명이 탄 차량이 후진해 도주하는 과정에서 뒤차에 타고 있던 출입국사무소 직원 이모씨(38)가 목을 다쳐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외국인 숙소를 단속하면 문을 닫고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출퇴근 시간 이동하는 다인승 차량을 노려 앞뒤를 막는 방식으로 단속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구조적인 인력 열세다. 단속팀은 통상 6~9명 규모로 투입되지만, 현장에서는 외국인 10명 이상이 동시에 적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리적 열세 속에서 차량 도주까지 막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며 부상 위험이 높아졌다. 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반 팀장 권모씨(51)는 "도주를 막는 과정에서 밀치고 뿌리치는 일이 반복되며 손과 발 부상이 잦다"고 말했다. 마찰로 인한 열상 역시 빈번하다.
하지만 장비 활용은 제한적이다. 규정상 삼단봉, 전기충격기, 가스총 사용이 가능하지만 인권 침해 논란과 공권력 남용 시비, 징계 부담 때문에 현장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일선 직원들은 "외국인이 다칠 우려가 있어 수갑 외 장비는 아예 가져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출입국 단속은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준칙'에 따라 최소한의 물리력과 엄격한 절차 준수를 원칙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위험 상황이 아닌 이상 사실상 맨몸 제압이 관행처럼 굳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현장에서는 인력 보강과 지원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반 팀장 공모씨(55)는 "경찰 마약 단속에는 특공대가 투입되지만 출입국 단속은 일상적으로 수십 명을 상대하면서도 같은 수준의 지원이 없다"고 지적했다.인력 구조 문제도 제기된다. 단속 인력 고령화와 여성 공무원 비중 증가로 현장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씨는 "출입국사무소 직원 중 남성이 약 30%에 불과해 남성 직원이 사실상 단속반에 집중 배치된다"며 "경찰처럼 일정 수준의 성비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리적 부담도 작지 않다. 서울 출입국·외국인청 직원 임모씨(49)는 2017년 몽골 출신 불법 노동자가 자해를 시도하는 현장을 목격한 뒤 한 달가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다. 임씨는 "출근할 때마다 사고 없이 퇴근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든다"고 말했다.
법무부, "단속 역량 강화·정책 재설계 시급"
법무부는 관계기관 협업과 첨단기술 활용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가정보원, 경찰 등과의 합동 단속과 바이오정보 분석 시스템 등을 활용해 단속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체류 문제를 단속이 아니라 정책 재설계로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발간된 법무부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 토론회 자료집에 따르면 정부는 외국인 유입 규모와 기준을 산업·지역 수요에 맞춰 설계하고, 비자·체류제도를 유연하게 개편해 합법적 체류와 취업 경로를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단속 중심 대응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