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형사8부(재판장 김성수 부장판사)는 29일 범죄단체 조직 및 활동, 성 착취물 및 불법 촬영물 제작·유포, 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녹완에게 1심과 동일하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자장치 부착 30년, 신상 공개 및 고지 10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존엄과 가치를 완전히 무시한 반인권적 범행"이라며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모방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녹완은 2020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자경단'이라는 이름의 사이버 성폭력 집단을 조직하고,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를 확보한 뒤 성 착취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나체사진 등을 받아내고 이를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 성폭행까지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자경단은 SNS에 사진을 올리거나 조건만남을 하는 여성, 텔레그램 '야동방' 이용자 등의 신상정보를 파악한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261명으로,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73명)의 3배를 넘는다. 제작된 성 착취물은 2000여 개에 달한다.
재판부는 김녹완이 성 착취물과 허위영상물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이들을 범행에 가담시키는 방식으로 조직적·반복적 범행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가담자가 수사기관에 적발된 이후에도 범행을 중단하지 않고 새로운 피해자를 계속 확보한 점을 중하게 봤다.
또 온라인 범죄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강간 등 중대한 범행까지 저질렀고,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한 상태에서 범행을 이어간 점도 양형 사유로 반영됐다.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도 고려됐다.
다만 재판부는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조직 운영 정황은 일부 인정되지만, 다수 가담자가 협박에 의해 단기간 참여했고 공동의 범죄 목적을 형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함께 기소된 조직원들에 대해서는 가담 정도에 따라 형이 나뉘었다. 조직원을 포섭·교육하고 범행을 지시한 '선임 전도사' 강모 씨는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전도사' 및 '예비 전도사'로 활동한 9명 중 4명은 징역형, 5명은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