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음식 맞아? 하얀 박스 안에 담긴 게 뭐야.”
미국 드라마(미드) '프렌즈', '빅뱅이론' 등의 주인공들이 식사할 때마다 궁금했다. 중국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이들은 작은 하얀 종이박스에 담긴 볶음밥·볶음면을 젓가락으로 집어 먹었다. 미국식 중국 음식 이른바 ‘차이니스 테이크아웃’이다.
국내에 진출한 판다 익스프레스 등을 통해 이 음식이 한국 소비자에게도 익숙해지고 있다. 볶음밥은 한국과 다르다. 밥알이 불면 흩어지는 장립종 쌀(안남미·인디카)로 만든다. 볶음밥과 덮밥에 적합한 이 쌀이 이제는 가정용 간편식으로 들어온다. 쌀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이 장립종 햇반 출시를 검토 하면서다. 정부는 콩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풀무원과 손잡고 국산 콩기름 제품도 출시한다.
5일 관계부처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장립종 쌀을 활용한 햇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볶음밥·덮밥 등에 적합한 장립종을 가공식품으로 확대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남 해남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장립종 쌀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며, 출시 물량의 상당수는 해외에 수출하고 일부는 국내에 판매할 예정이다.
풀무원도 국산 콩을 원료로 한 식용유 제품을 이르면 7~8월께 선보인다. 친환경 브랜드 ‘올가홀푸드’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300mL 기준으로 6000~7000원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프리미엄 국산 콩기름의 4분의 1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비축 중인 국산 콩을 공급해 제품 출시를 지원할 방침이었다.

정부가 가공식품 개발에 나선 것은 쌀·콩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쌀은 2024년 10만5000t, 지난해 9만t이 초과 공급되는 등 과잉 문제가 지속됐다. 콩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2023년 논콩 재배 직불금(㏊당 200만원) 도입 이후 재배면적이 2022년 1만2590㏊에서 2025년 2만6242㏊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국산 콩 재고는 지난해 12만7000t으로 전년보다 3만9000t 늘었다.
반면 소비는 줄었다. 1인당 콩 소비량은 2022년 7.3㎏에서 2026년 6.8㎏으로 감소했다. 두부·장류 등 전통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쌀 역시 장기적으로 소비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가공식품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재고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장립종 쌀은 동남아·중동 등 해외 수요가 견조해 수출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생산 확대 정책과 소비 감소 흐름이 맞물린 만큼, 가공식품을 통한 수요 창출과 함께 생산량 조절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익환/곽용희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