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최대 실적 견인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총 6조1976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6430억원) 대비 9.8% 증가했다. 1분기 합산 순이익이 6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농협금융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농협금융의 순이익(8688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7% 늘었다. 주식 거래 급증으로 NH투자증권(4757억원) 순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이 은행(5577억원)에 견줄 만한 수익원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KB금융(1조8924억원)은 11.5%, 신한금융(1조6226억원)은 순이익이 9% 늘었다. 하나금융(1조2100억원)도 7.3% 증가했다.
반면 우리금융 순이익(6038억원)은 2.1% 줄었다. 희망퇴직 비용과 해외사업 충당금 적립, 보통주자본비율 관리를 위한 대출자산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비이자이익의 가파른 증가세가 금융지주의 최대 실적을 이끈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4조78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2% 증가했다. 증권 수탁과 펀드, 신탁 등 국내 증시의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사업에서 수수료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존재감이 커졌다. 5대 금융의 증권 계열사가 올 1분기 거둔 순이익은 1조2292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14.9% 증가했다. KB 신한 하나 농협 등 네 곳의 증권사가 은행 다음으로 많은 실적을 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날 우리투자증권의 유상증자(1조원)를 결정했다. 증권 관련 사업이 미미한 기업은행은 순이익(7534억원)이 작년 1분기보다 7.5% 줄었다.
이자이익도 증가했다. 5대 금융지주는 1분기에 13조3817억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5.3% 많다. 시장금리 급등으로 이자 마진이 확대된 영향이다. 5대 금융지주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1.88%로 작년 말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추가 비용 대출에 반영 못 해
금융지주는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2000억원어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1분기 배당금(주당 1145원)은 작년 평균보다 11% 늘렸다. 우리금융도 전년 동기보다 10% 많은 22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KB금융은 보유 중인 자사주 1426만2733주를 모두 소각한다. 6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까지 고려하면 2조9000억원어치 자사주를 없앨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주주환원율 상한을 없애고 주당 배당금을 매년 1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5대 금융지주는 앞으로 부담할 비용이 늘어 공격적인 주주환원을 이어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가계대출 평균잔액에 비례해 내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요율이 0.06%에서 0.1%로 올랐다. 은행들은 법 개정으로 오는 7월부터 증가한 출연금을 대출금리(가산금리) 산정에 반영하지 못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하지 못하면 이자 마진이 다시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제 개편으로 올해 교육세율은 기존보다 두 배(0.5%→1%), 법인세율은 1%포인트 올랐다. 5대 금융이 올해 추가로 낼 세금만 1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김진성/오유림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