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와 K-영화의 제작비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AI를 통해 제작 단가를 낮추고 고부가가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게 ‘엔터테크’의 핵심입니다.”(김광집 스튜디오메타케이 대표)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월드IT쇼’에서는 엔터 산업과 AI가 결합하는 흐름을 전달하고 분석하는 ‘K-엔터테크 글로벌 서밋’이 열렸다. AI 기반 콘텐츠 IP 제작사 스튜디오메타케이의 김 대표는 “AI는 항공샷 앵글 등 사람이 직접 찍기 힘든 장면들을 어렵지 않게 만드는 등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해 제작비를 많게는 10분의 1 이하까지 낮출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하이브 “계열사 AI 전략 통합할 것”
기조연설에 나선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는 “K-컬처와 K-테크는 상호작용하면서 함께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과거 디지털 도입과 함께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콘텐츠 산업의 혁신을 이끌었다”며 “지금 AI 또한 제작, 유통, 소비자 경험에 이르는 콘텐츠 모든 단계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언뜻 첨단기술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콘텐츠 산업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AI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고 교수는 또 “AI로 누구나 콘텐츠 창작이 가능한 K문화 생태계를 구축하고, 갈등을 문화로 완화할 수 있는 모델을 국제사회에 제시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참여한 엔터 기획사들 또한 AI를 사업에 적극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발표에 나선 서계원 하이브 미디어스튜디오 대표는 “현재 하이브 산하 제작사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하나로 모아 AI 활용을 통합적으로 전략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AI 오디오 전문 기업 수퍼톤을 2023년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엔터테크 전략을 펼치고 있다. AI를 통해 하이브 IP에 대한 팬덤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영상 콘텐츠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 총 6.8만명 모였다…월드IT쇼 성료
이번 월드IT쇼는 국내 AI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및 투자 확보 교두보 역할도 톡톡히 했다. 수출상담회를 주관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사흘간 총 850건의 상담이 이뤄져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획이 논의됐다. 현장에서 체결된 계약과 업무협약(MOU)도 각각 15만달러, 35건에 달했다.과학기술정보통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월드IT쇼 행사 기간 연 ‘ITRC 인재양성대전 2026’에도 450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진이 참여해 기술력을 선보였다. 반도체, AI, 클라우드 등 10개 분야 이공계 인재들이 그동안 묵묵히 연구해 온 결과물을 내보이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우리 AI·ICT 미래를 이끌어 갈 석·박사 인재는 국가 경쟁력을 지탱하는 핵심 기둥”이라며 “이공계 인재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막을 내린 2026 월드IT쇼에는 사흘간 6만8493명이 모여 역대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작년 4만7539명 대비 44.1% 급증한 규모로, AI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