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전분당 및 부산물 가격 담합 사건을 수사한 결과, 국내 최대 규모 전분당 업체인 대상, 사조CPK,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등 임직원 총 25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중 1위 업체인 대상 고위 임원 1명은 구속 기소됐고, 나머지 24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17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전분당과 부산물 가격의 인상 시기와 폭을 사전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였다. 특히 가격 인상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각 업체별로 거래처에 제시하는 가격과 공문 발송 시점을 달리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은 세 갈래로 이뤄졌다. 전분당 전체 가격을 조정하는 ‘기본 담합’(약 7조2980억원), 서울우유·농심·오비맥주 등 대형 수요처를 대상으로 한 ‘입찰 담합’(약 1조160억원), 그리고 ‘부산물 가격 담합’(약 1조8380억원)이다. 검찰은 전분당 업계 전반에 걸쳐 담합이 관행처럼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가격 상승은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됐다. 담합 기간 동안 전분 가격은 최대 73.4%, 과당류 가격은 최대 63.8%까지 상승했다. 또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물엿 소비자물가지수는 39.05% 올라,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6.61%)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담합을 주도한 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전분당 3사의 담합 기간 매출은 총 10조1520억원에 달하며, 담합 이전 대비 연평균 매출이 2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특히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진까지 담합에 직접 가담한 점을 중대하게 보고, 책임이 큰 22명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요청도 병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설탕·밀가루 등 기초 생필품 담합을 포함해 공정거래 질서를 해치는 범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진/정희원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