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논란에 휩싸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고개를 숙였다.
원태인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지난 일요일(19일) 경기장에서 보인 행동은 너무나 잘못된 행동이었다"며 "많은 분들께 야구 없는 월요일과 오늘까지도 심려를 많이 끼쳐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도록 더 성숙한 선수, 또 선수이기 전에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이어 "부상 복귀 후 너무나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그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고 제가 너무 예민해져 있던 상황이어서 그런 행동이 나왔던 것 같다. 그 행동은 야구장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나와선 안 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행동은 지난 19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불거졌다.
당시 선발 등판한 원태인은 0대3으로 뒤지던 4회초 1사 2, 3루 상황에서 내야 땅볼을 유도했는데 타구를 잡은 2루수 류지혁이 홈 대신 1루로 송구했다. 이 선택으로 주자 이영빈을 잡았지만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추가 실점이 발생했다.
실점이 나오자 원태인은 류지혁을 향해 인상을 쓰며 말했는데 이 모습이 고스란히 중계방송 카메라에 담겼다. 이를 본 일부 팬들이 원태인이 선배인 류지혁의 송구 선택에 불만을 품고 화를 낸 것 아니냐고 추측했고 하극상 논란까지 불거졌다.
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삼성에는 버릇없는 후배는 단 한 명도 없다"며 "태인이가 보인 행동은 (정수성) LG 3루 코치님의 동작이 커서 집중이 되지 않은 부분을 지혁이에게 하소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더욱 커졌다. "원태인이 대선배인 정 코치를 비난한 거냐"는 지적도 나왔다.
원태인은 정 코치에게 따로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히며 "너무 예민한 상태라 그런 언행이 나왔는데 제스처가 코치님을 향해 있어서 그렇게 비칠 수 있었다"며 "영상을 많이 돌려봤는데 충분히 코치님이 기분 나쁘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인정하고 사과드렸다. '야구장 안에서 이기려고 하다 보면 나올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경기 종료 후 LG 주장 박해민과 대화를 나눈 것에 대해서는 "해민이 형이 저를 너무나도 잘 안다. '네가 그런 행동을 보일 선수가 아닌데 어떤 상황이었냐' 물었고 '그 순간 평정심 유지하지 못하고 저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서 그런 행동을 했다'고 말씀드렸다"며 "해민이 형도 '그런 상황인 줄 몰랐다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원태인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해 현재까지 에이스로 활약해 왔다. 1997년부터 2018년까지 경복중 감독을 맡아 대구의 초중고등학교 야구부를 통틀어 최장수 감독이었던 원민구 감독의 아들이다.
원태인이 정 코치에게 사과한 사실이 알려진 후 LG 차명석 단장은 "원태인이 정수성 코치에게 직접 전화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직접 한 것도 아니고 선수들끼리 얘기한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