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서도 이어지던 매도 흐름은 지난 7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반전됐다. 삼성전자가 5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심리가 살아났고, 이는 코스피가 50여일만에 전고점을 돌파하는 최대 동력으로 작용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2.5% 가량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인 6376.28까지 올랐다. 전쟁 전인 지난 2월2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6307.27)와 이튿날 장 초반 기록한 장중 최고치(6347.41)을 넘어섰다.
이날 외국인투자자들이 1조원 넘게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끌었다. 오후 13시20분 기준 SK하이닉스를 2667억원, 삼성전자를 2049억원(삼성전자우 포함)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기(980억원), 포스코홀딩스(974억원) 등에 대한 매수세도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 종목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일부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6일 간 외국인은 125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7~21일엔 5조7915억원 순매수로 전환됐다. 지난달 19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이어진 순매도세가 4일 끊어졌고, 7일 이후엔 11거래일 중 8거래일 간 순매수가 나타나는 등 매수세가 뚜렷했다.
종목별로 보면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7일 이후 SK하이닉스를 2조4128억원어치 담았고, 삼성전자는 1조946억원(삼성전자우 포함)어치 순매수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서프라이즈'에 따라 강한 매수세가 따라붙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오는 23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도 크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서비스 에픽AI에 따르면 두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00조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305조2637억원, SK하이닉스는 208조5116억원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4월1~20일 수출 통계에서도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쟁 이슈는 더 이상 증시에 변수가 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0달러선을 훌쩍 넘었던 국제유가가 80~90달러 부근에서 등락하면서 전쟁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종전 협상이 진통 끝 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무게 중심은 실적으로 점점 더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