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했다. 이들 회사는 '밀라노 디자인위크'를 통해 차세대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사람 중심 디자인'을 앞세웠고 LG전자는 역대 최대 규모 빌트인 가전 전시관을 구성해 유럽 프리미엄 주방가전 시장을 겨냥했다.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부터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대 디자인 전시회인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6'에 참가해 자사 디자인 철학을 제시한다. 밀라노 비아 토르토나 27에 마련한 슈퍼스튜디오 피유에 마련된 전시 공간은 '디자인은 사랑의 표현'이란 주제로 구성됐다. 회사는 이를 통해 '사람 중심' 디자인을 강조한다. AI 시대에고 디자인 중심은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취지다.
전시도 이 같은 메시지에 맞춰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관람객이 자사 디자인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오픈랩 형태로 전시장을 꾸렸다.
몰입형 공간 12곳에선 실험적 미래 디자인 콘셉트와 최신 출시 제품 등 120여점에 이르는 디자인 자산을 공개했다. 갤럭시 폴더블폰을 활용한 아트 월, 모바일과 가전의 연결을 보여주는 주방 체험 공간, XR 체험 오디토리움, 투명 스피커와 스크린을 활용한 오디오 몰입형 전시, OLED TV(S95H)·마이크로 RGB TV를 활용한 공간 등이 조성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새로운 디자인 공식 'AI X(EI+HI)'를 소개했다. 그간 강조해왔던 사람 중심 디자인 철학에 AI 시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개념이다. AI의 진정한 가치는 '공감과 상상력(Empathy and Imagination)', '사람의 의도(Human Intention)'가 결합될 때 커진다는 의미다. 단순히 AI 기능을 붙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람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바꾸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구현하겠다는 메시지다.
LG전자는 같은 기간 밀라노 디자인위크의 주방 가전·가구 박람회 '유로쿠치나'에 참가해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을 정조준한다. 로쿠치나는 약 40만명이 찾는 유럽 대표 박람회다. 주방 디자이너, 가구·유통업체 등 빌트인 가전 핵심 고객들이 몰리는 행사로 유명하다.LG전자는 이곳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빌트인 가전 제품군을 전진 배치해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유럽 주방가전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낸 것. LG전자 전시공간은 약 840㎡ 규모로 2024년과 비교해 2배가량 커진 수준이다. 전시 제품 수도 이전보다 약 20% 늘었다.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SKS', 유럽 전용 'LG 빌트인'을 포함해 한층 강화된 제품군을 한꺼번에 내놨다.
전시 주제는 '다양한 삶의 조각으로 완성한 공간'이다. 주방을 조리공간이 아니라 휴식과 사교, 전시를 아우르는 장소로 확장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탈리아·덴마크 출신 디자이너 듀오 '감 프라테시'와의 협업을 통해 전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LG전자가 특히 힘을 준 곳은 유럽형 빌트인 해법을 제시하고 AI 기반 편의성을 강조한 공간이다. 최근 리브랜딩한 SKS를 유럽 시장에 알리고 핵심 부품 기술력에 AI를 더한 'AI 코어테크'를 내세워 에너지 효율·사용 편의성을 개선한 제품을 선보였다. 유명 셰프와 함께하는 쿠킹쇼, 와인셀러를 활용한 테이스팅 프로그램 등 체험형 전시도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AI 시대 디자인 철학을, LG전자는 유럽 프리미엄 주방가전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내면서 서로 다른 접근법을 보였다.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혐(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는 "디자인은 사람들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포용해야 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의 의도와 공감, 상상력이 결합된 디자인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유럽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주방 문화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빌트인 제품을 앞세워 고객 선택의 폭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