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에 집속탄과 파편 지뢰 등 살상력을 강화한 탄두부를 탑재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수도권과 주한미군 기지까지 사정권에 두는 타격 능력을 과시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탄도미사일을 7차례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전날 개량형 ‘화성포-11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현장을 찾아 발사를 참관했다. 화성포-11라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화성포-11가)의 축소형이다.
통신은 이번 시험 목적에 대해 “산포전투부(집속탄)와 파편지뢰전투부의 특성과 위력을 확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집속탄은 수십~수백 개 자탄이 공중에서 확산해 광범위한 피해를 주는 무기로, 요격이 어렵고 무차별적 살상력이 커 ‘악마의 무기’로도 불린다. 파편지뢰전투부는 공중에서 지뢰를 대량 살포해 일정 지역의 기동을 차단하는 개념의 무기다.
북한은 지난 6~8일에도 ‘화성포-11가’형의 산포전투부 시험발사를 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서 탄약 소모가 빠르게 진행되는 양상을 보며 한 발로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적 미사일 체계 개발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번 시험에서 미사일 5기가 약 136㎞를 비행해 알섬 일대 12만5000~13만㎡ 면적을 고밀도로 강타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 5기로 축구장 17~18개 면적을 초토화했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6㎞ 반경은 서울은 물론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 오산공군기지, 송탄·안중, 충남 천안·아산 일대까지 사정권”이라며 “한·미 연합 전력의 가장 민감한 표적군을 타격할 수 있게 만드는 체계”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급격히 늘고 있다. 탄도미사일 시험은 2024년 13회에서 지난해 6회로 줄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7회 이뤄졌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핵 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구성시(市)를 언급한 후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가 일부 제한된 데 대해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책을 설명한 것인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구성시가 과거 미국의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 등에서 핵시설 소재지로 지목됐다며 “공개된 정보”라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