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디지털자산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법안을 준비 중이지만 기다리다가 논의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일단 (상임위에) 상정해야 한다”고 했다. 입법을 추진한 뒤 정부안이 나오면 향후 보완하는 쪽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7일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치열하게 토론해보자는 게 TF의 구상이다.법안의 최대 쟁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다. 스테이블코인은 원화나 달러 등 화폐 가치에 연동하는 암호화폐다. 한은과 금융당국은 은행 중심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반면 TF는 핀테크 등 비은행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지분을 50%+1주 이상 보유하도록 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기로 지난 1월 정했다. 정부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달 5일 예정됐던 당정 협의회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하려고 했으나 중동 정세 악화로 논의가 정체된 상태다.
분위기를 바꾼 건 전날 열린 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였다. 신 후보자는 “과거에는 스테이블코인에 부정적이었지만, 통화 생태계 내에서 보완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CBDC 중심 체계를 강조하는 한은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발언으로 TF 의원들은 해석했다. TF는 이를 계기로 입법을 추진할 명분이 확보됐다고 보고 있다. 이 의원은 “신 후보자가 임명되면 한은과 금융당국, 당 정책위에 TF의 조율된 입장을 전달해 신속히 쟁점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와 금융당국·한은 간 입장 차가 있는 쟁점은 재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TF 소속 민병덕 의원은 “CBDC는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예금 토큰은 시중은행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중심으로 하면 모두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에 20%(금융위 허가 시 34%) 상한선을 두는 정부안도 주요 쟁점이다. 민주당 TF는 지분 규제 대신 감독당국의 사후 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해야 가상자산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민주당 TF는 27일 법안소위에서 입법 방향을 논의한 뒤 지방선거 이후 새롭게 구성될 상임위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각에선 은행권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정책 방향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신 후보자의 발언은 기존 정부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에 주요 쟁점을 제외하고 입법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해련/최형창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