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회사 측은 “헌법상 보장된 노조의 쟁의 행위를 막으려는 것은 아니다”며 “위법한 쟁의 행위를 예방하고 경영상의 중대한 손실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조합법은 안전 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제42조 2항),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 작업 중단(제38조 2항),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제42조 1항), 협박을 통한 쟁의 참여 강요(제38조 1항) 등을 금지하고 있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국가 핵심기술로 분류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사업장에서의 쟁의행위는 더욱 엄격하게 규제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설비는 특수한 법적 지위와 공공성을 지녔다”며 “이곳에서의 쟁의행위는 국가 경제와 안보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총파업 기간 경기 평택사업장을 점거하고 관리·감독하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파업 기간 근무하는 직원들의 명단을 작성해 인력 전환 배치, 해고 등 노사 협의 과정에서 우선적인 불이익을 주겠다고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반도체 생산라인을 점거하면 단순한 생산 차질 이상의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장은 유독성·가연성 가스와 강산·강염기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파업으로 배기 및 방재 시설이 정상 가동되지 않으면 화학물질 유출, 화재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국가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무역수지가 악화하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이 임금 협상 과정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최근 사측은 연간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안을 수용하면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연봉의 600% 수준, 약 5억8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 7일 올 1분기 실적이 공개되자 연간 영업이익의 15%(약 45조원)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 수위를 높였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