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테일러 공장에서 주요 장비 반입식을 연다. 행사에는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과 국내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사 관계자가 대거 참석한다.테일러 1공장은 당초 2024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수주 물량 확보 등 문제로 건설 일정이 지연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공사를 재개한 뒤 현지 인력을 공격적으로 확충해 공사 기간을 앞당겼다. 현지 관계자는 “핵심 장비가 지난주 입고되기 시작했다”며 “사실상 양산 준비가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테일러 팹 가동을 알릴 첫 제품은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반도체인 ‘AI5’와 ‘AI6’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로부터 165억달러(약 23조원) 규모 일감을 확보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자신의 X를 통해 “AI5 설계를 완료했다”며 삼성에 감사를 표한 만큼 양사 간 협력은 생산 단계로 빠르게 전환될 전망이다. AI5는 삼성전자와 TSMC가, AI6는 삼성전자가 전량 생산한다.
업계에선 테슬라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충족하느냐가 추가 수주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은 TSMC가 애플, 엔비디아에 물량을 우선 배정해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가격 인상에도 불만이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테슬라 칩 제조를 통해 실력을 입증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승부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기반 초미세 공정이다. 인공지능(AI) 고도화에 따른 최첨단 칩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당초 4㎚이던 계획을 2㎚로 전격 수정했다. 이를 통해 4㎚ 공정을 들인 미국 내 TSMC 공장과 기술적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게 삼성전자 구상이다.
수익성 개선 기대도 높다. 테일러 팹이 본격 가동되면 그간 막대한 투입 비용 대비 실적이 저조했던 파운드리 사업부의 흑자 전환 시점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관건은 수율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최근 2㎚ 공정 수율을 60%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양산 안정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일러 공장 수율 입증이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 반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이광식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