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재판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항소심에서 일부 공소기각과 함께 감형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는 16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2개월 및 추징금 7110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소를 기각했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6월부터 약 8개월간 이정필 씨에게 "인맥을 통해 실형을 막아주겠다"며 이른바 '재판 청탁' 명목으로 약 8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7910만 원을 선고했으며, 특검은 항소심에서 징역 4년 등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먼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 청탁' 명목 금품 수수 부분에 대해 "김건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청탁을 내세운 행위는 도이치 사건과 증거가 공통되는 관련 사건"이라며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부분의 공소제기 적법성을 인정했다.
반면 '개인 형사사건 무마'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부분에 대해서는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이나 특검법상 의혹 사건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며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부분 공소제기가 법률 규정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원심 판결을 전부 파기한 뒤 새로 형을 정했다. 일부 공소기각 사유가 인정되면서 전체 형량도 감경됐다.
양형과 관련해 재판부는 "재판이 외부 영향력이나 금전 거래에 좌우된다는 의심만으로도 사법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법관의 지위와 재판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를 흔든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영부인 등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금품을 요구한 점에서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수수 금액 상당을 반환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