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경영진이 ‘미국판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2026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SWE)’에 총출동했다. 이들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인공지능(AI)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회사를 넘어 그 이상으로 확장하는 기반”이라며 “2028년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공장 투입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성김 현대차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WE에 참석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세마포가 주최한 SWE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처럼 글로벌 기업인, 정·재계 인사 등이 참가하는 행사다.
정 회장은 벤 스미스 세마포 최고경영자(CEO)와의 인터뷰에서 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그룹 비전은 AI 기반의 로봇과 인간을 연결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제조하는 제품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아틀라스를 2년 뒤 자동차 제조 공장에 배치하고 2030년에는 연 3만 대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휴머노이드가 고객에게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투자 계획도 내놓았다. 미국에선 2028년까지 260억달러(약 38조원)를 투입해 로봇 공장 등을 건설한다. 한국에선 새만금에 약 9조원을 투자해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AI 데이터센터, 1GW급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 미래 신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SWE에서 ‘모빌리티의 미래’ 세션에 연사로 참여한 무뇨스 사장은 글로벌 시장의 모빌리티 혁신과 에너지 전환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유가 변동성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를 함께 출시하는 멀티 파워트레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게 현대차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행사 참석 후 “로봇과 AI, 에너지 등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이를 어떻게 실행할지 더 많은 토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