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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대 성과급 기대"…반도체학과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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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서울 대치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씨(21)는 서울 주요 대학 기계공학부에 재학 중이다. 재수 끝에 들어간 학교지만, 한 번 더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대치동 스터디카페에 등록했다. 그의 목표는 ‘반도체 계약학과’ 진학이다. 박씨는 “성과급을 10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뉴스를 보며 확실한 보상체계에 끌렸다”며 “입학과 동시에 취업 걱정을 덜 수 있는 만큼 지금 투자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 의대 열풍 잠재울까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한국 반도체 투톱 기업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지면서 이들 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의대생 커뮤니티에서는 “사명감을 제외하고 투입 대비 산출만 따진다면 의대보다 반도체 계약학과가 훨씬 더 가성비가 높아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의대 쏠림으로 인한 ‘이공계 공동화’ 우려가 있는 가운데 반도체 계약학과가 이런 쏠림현상을 완화할 ‘선택지’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입시 업계에서 더 이상 대학 서열은 무의미해졌다. 최상위권의 진로가 의약학계열, 반도체 계약학과, 로스쿨 연계 문과 최상위 학과라는 세 개 축으로 재편되면서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취업난이 심화된 것도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높아진 배경이다.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경쟁률은 각각 5.84 대 1, 5.33 대 1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11.80 대 1,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9.0 대 1,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7.47 대 1을 기록했다. 고려대 생명과학과 경쟁률은 2.96 대 1, 연세대 기계공학부는 2.95 대 1에 그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기업의 실적 개선과 주가 흐름, 고액 성과급 등이 반도체 전공의 매력을 키우면서 최근에는 반도체 계약학과가 의대와 견줄 만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의약학계열 지원자들이 정시 원서를 쓸 때 ‘의대 두 곳, 반도체 계약학과 한 곳’을 세트로 묶어 쓰는 전략을 주로 활용하면서 의대와 반도체 계약학과 지원자가 겹치기 시작했다. 주요 대학에서 반도체 계약학과의 합격선이 의대 다음으로 높아진 배경이다. 2025학년도 연세대 자연계열 정시모집 합격선(국수탐 백분위 70% 기준)을 분석한 결과 의예과(99.25점) 치의예과(97.75점) 약학과(96.25점)에 이어 시스템반도체공학과(95.59점)가 4위에 올랐다.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합격선이 생명공학과(94.0점) 첨단컴퓨팅학부(94.0점)보다 높았다.
    ◇ 산업 흥망성쇠 따라간다
    대학의 인기 학과는 산업의 흥망성쇠에 따라 변해왔다. 경제 개발 초기 단계인 1960년대에는 화학공학이, 중동 건설 붐과 각종 개발 사업이 진행되던 1970년대에는 기계공학과 건축공학이 인기였다. 1980년대에는 최고 수재들이 물리학과와 전자공학과로 몰렸다. 관련 학과에서 우수 인재가 쏟아지면서 삼성전자 등 한국의 전기전자 산업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는 기반이 됐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고소득이 보장되는 평생직장’을 상징하는 의약학계열이 ‘원톱’으로 올라섰다.

    신창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이번 AI발(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의대에 미친 한국’을 ‘공대에 미친 한국’으로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대 부활로 반도체뿐 아니라 기계 항공우주 등 공학 분야 전반이 고소득·고성장 산업으로 자리잡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재연/최영총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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