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건 중 6건은 30대 거래
1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내 생애 최초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매수는 655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7192건) 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3월(3553건)과 비교하면 1년 새 84.5% 급증했다. 소유권 이전등기는 잔금을 치른 뒤 6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 만큼 3월 전체 생애 첫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생애 최초 거래를 주도한 것은 30대다. 3월 한 달간 3752명이 거래해 전체 생애 첫 거래 중 57.2%를 차지했다. 월별 기준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이다. 생애 첫 거래 중 30대 비중은 과거 집값 급등으로 패닉 바잉(공포매수)이 나타난 2020년 말 49%까지 치솟았다. 이후 2022년 4월 35.2%로 떨어진 뒤 30%대에 머물다 신생아 특례대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이 도입된 뒤 2024년 하반기부터 50% 수준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서울의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자 6만1162명 중 30대 비중은 49.8%(3만482명)였다.
생애 최초 매수가 늘어나는 것은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지만 30대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생애 최초 매수자는 담보인정비율(LTV)이 70%까지 적용된다. 여기에 정부의 다주택 처분 압박으로 시장에 급매물이 쏟아진 것도 매수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30대의 생애 최초 거래 건수도 매월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4년 월평균 1858건이던 30대 거래 건수는 지난해에는 2540건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3520건으로 역대 최다치를 경신한 이후 3월(3752건) 다시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외곽 집값 불안 우려도
청년층의 생애 최초 매수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1분기(4월 13일까지 신고 건수 기준) 서울 자치구별로 생애 최초 매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강서구(1363건)였다. 이어 송파구(1199건) 노원구(1154건) 구로구(1094건) 은평구(1070건) 성북구(1058건) 순이었다. 송파구는 절대 주택 수 자체가 많은 데다 연립·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강서구는 마곡지구가 있고 지하철 9호선도 뚫려 향후 상승 가능성이 큰 게 젊은 세대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대출 규제를 덜 받는 생애 최초 거래가 서울 외곽 지역 집값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 3구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서울 집값은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 여전히 0.10%대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4월 첫 주(4월 6일 기준) 강서구(0.25%) 성북구(0.23%) 구로구(0.23%) 서대문구(0.22%) 등 외곽 지역이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영향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4547건 가운데 15억원 이하 거래는 3875건으로 85.2%에 달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경우 전·월세 물건이 부족한 곳을 중심으로 키 맞추기 현상이 확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