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ASML’…추격하는 중국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엔비디아, 퀄컴 등 설계 기업(팹리스)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제조한다. 설계 기업으로는 AMD와 브로드컴, 미디어텍 등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제조는 웨이퍼에 보호막 역할을 하는 산화막을 형성하고 미세한 회로를 그려 넣는 포토공정 순으로 이뤄진다. 일본의 신에츠화학이 세계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3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2위 웨이퍼 제조사도 일본 기업 섬코다. 한국에서는 SK실트론이 유일하게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가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고(포토공정) 패턴을 깎아낸다(식각공정). 포토공정 내에서 빛을 조사해 패턴을 찍어내는 노광공정은 반도체 제조 핵심 단계다.
네덜란드의 ASML이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ASML의 실적은 반도체 경기의 ‘풍향계’로 여겨진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호실적을 거둬 주가도 1년 사이 두 배 이상 뛰었다.
동진쎄미켐은 ASML 장비가 회로를 그릴 때 필요한 감광액을 제조하고 있다. 이어 램리서치와 도쿄일렉트론의 식각 장비가 금속과 실리콘층을 정밀하게 깎아낸다. 최근엔 중국의 AMEC, NAURA가 장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AMEC는 TSMC에 5㎚ 식각 장비를 공급한다. 중국 최고의 반도체 장비기업 NAURA는 노광을 제외하고 식각과 증착, 세정 등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업황 호황세에 지난 1년간 이들 주가가 각각 70%, 40% 이상 급등했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역시 증착·식각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선도적인 기업이다. 네덜란드 업체 ASM은 원자층 증착 장비 분야에서 핵심 기업으로 거론된다.
세계 최대 반도체 검사·계측 장비 업체 KLA도 최근 업황 호황에 2030년 매출 전망치를 260억달러(약 39조원)로 제시했다. 주가도 한 해 사이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이 밖에 프랑스 에어리퀴드, 미국 에어프로덕츠 등 반도체용 특수가스 전문업체가 밸류체인에 속해 있다. 에어리퀴드는 지난해 국내에 공장을 완공한 뒤 가동을 시작했다. 에어프로덕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부상하는 日·韓 후공정 기업
전공정이 끝난 웨이퍼는 테스트와 패키징 공정을 거치게 된다. 검사 공정 관련 장비 기업으로 테라다인(미국), 어드반테스트(일본), 리노공업(한국), 폼팩터(미국), 윈웨이(대만) 등이 유명하다. 테라다인은 애플, 삼성, 인텔 등이 주요 고객으로 반도체 테스트 장비(ATE)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업체다.어드반테스트는 테라다인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검사 장비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이 1위다. 작년 4월까지만 해도 5000엔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1년 만에 2만5000엔 수준으로 폭등했다. 시가총액은 약 171조원으로 일본 반도체 장비업계에서 도쿄일렉트론(시가총액 192조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폼팩터는 웨이퍼 검사 핵심 부품인 프로브카드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 2억1520만달러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호실적에 힘입어 최근 반년 사이 주가가 세 배 이상 뛰었다. 윈웨이의 주가 역시 1년 새 열 배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최종 검사 단계에서 사용되는 테스트 소켓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한국의 한미반도체도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201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TSV 듀얼 스태킹 TC 본더’를 출시한 이후 HBM용 TC 본더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지난 1년간 주가 상승률은 333%에 이른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