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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본 K드라마의 성과와 과제 [김희경의 컬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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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본 K드라마의 성과와 과제 [김희경의 컬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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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불시착’, ‘눈물의 여왕’, ‘미스터 션샤인’, ‘더 글로리’, ‘스위트 홈’, ‘폭군의 셰프’…. K컬처 열풍을 일으킨 콘텐츠이자 한국 드라마 시장의 성장을 이끈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과거 한국 드라마보다 훨씬 다채로운 소재와 장르, 탄탄한 서사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해당 드라마들이 없었다면 이토록 뜨거운 K드라마 열풍은 일어나기 어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렇다면 오늘날 다수의 글로벌 인기작이 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해당 작품들은 국내 1위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에서 탄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초로 스튜디오 시스템을 도입했다. 미국 할리우드의 제작 방식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게 접목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이를 통해 K드라마 산업은 큰 성장을 이루게 됐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스튜디오드래곤이 걸어온 길이 곧 K드라마의 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한국 드라마 시장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한 가운데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K드라마 산업의 성과를 톺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해 봐야 하는 이유이다.

    K드라마 산업 기반 만든 스튜디오 시스템


    드라마는 상영 시간이 긴 만큼 시청자의 시선을 오랫동안 잡아둘 수 있다. 따라서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입장에선 좋은 드라마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OTT 시대가 되면서 콘텐츠 시장의 중심축이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옮겨간 셈이다. 이에 따라 드라마 부문은 글로벌 콘텐츠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되었다. 다행히 K드라마는 그 치열한 싸움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엔 스튜디오드래곤를 중심으로 펼쳐진 다양한 도전과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NM의 자회사이다. 2016년 CJ ENM의 드라마사업부문이 물적분할됐다. 연간 25편 정도의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이를 위해 매년 100~150편의 작품을 동시에 기획·개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식재산권(IP)으로 따지면 누적 300여 개의 IP를 확보하고 있다. 에피소드로 치면 4600여 편의 에피소드에 달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 같은 방대한 K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K컬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2021년 7월~2026년 2월엔 총 44편에 이르는 스튜디오드래곤 드라마가 넷플릭스 TV쇼(비영어 부문)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2025년 하반기 기준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모든 한국 TV 콘텐츠 시청 시간 가운데 스튜디오드래곤 드라마가 차지한 비중은 33.9%(28억9690시간)에 달한다. ‘눈물의 여왕’부터 ‘폭군의 셰프’, ‘더 글로리’, ‘사랑의 불시착’ 등이 글로벌 시청자의 시간을 차지했다. 최신작들도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또는 올해 방영됐던 ‘언더커버 미쓰홍’, ‘친애하는 X’, ‘태풍상사’ 등도 큰 인기를 얻었다. 4월부턴 티빙의 대표작 ‘유미의 세포들’의 시즌3도 방영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렇게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스튜디오드래곤이 도입한 스튜디오 시스템이 그 기반이 됐다. 10년 전엔 방송사 내부의 드라마 조직이 해당 방송사용 드라마를 제작하거나 외부 제작사와 협업해 만들었다. 드라마가 방송사의 시청률을 끌어올리거나 방송 광고를 많이 따기 위한 수단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스튜디오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제작사가 기획부터 투자, 제작, 유통, IP를 활용한 2차 부가사업까지 일괄적으로 담당하게 된 것이다. 제작사가 직접 투자를 했기 때문에 드라마의 IP도 방송국이 아닌 스튜디오가 소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방송국은 제작사의 작품을 구매, 편성, 광고영업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드라마 제작의 무게중심이 방송사에서 제작사로 확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작품을 방송사에 단순 납품하던 구조에서 벗어나자 제작사는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특히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변화했다. 방송사에 한 작품을 공급하고 끝나버리는 게 아니라 제작사가 직접 갖게 된 IP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


    작품을 공급할 플랫폼이 다변화되면서 물량도 대폭 늘어났다. 스튜디오드래곤이 CJ ENM 내부의 제작 부서에 머물지 않고 독립법인이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tvN과 같은 CJ ENM 계열 채널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 넷플릭스와 같은 OTT에 두루 드라마를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제작 물량이 크게 증가했고 각 플랫폼 특성에 맞게 다양한 장르의 작품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기간, 장르, 규모, 타깃 시장 등을 세분화해 포트폴리오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K컬처 열풍을 이끌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뛰어난 작가와 감독도 대거 영입했다. 기존에 개별 프로젝트마다 창작진을 따로 섭외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들이 소속된 제작사들을 잇달아 인수합병(M&A)하여 자회사로 편입했다. 박지은 작가(‘눈물의 여왕’, ‘사랑의 불시착’ 등)가 있는 문화창고, 김은숙 작가(‘더 글로리’, ‘미스터 션샤인’ 등)가 소속된 화앤담픽쳐스, 김영현·박상연 작가(‘뿌리깊은 나무’ 등)가 있는 KPJ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IP 시장 주도권 잡으려면

    스튜디오드래곤을 필두로 새롭게 재편된 K드라마 산업. 하지만 최근 제작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앞으로의 10년은 더욱 철두철미한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해외에선 K드라마의 영광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선 제작비 부담이 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 나오고 글로벌 흥행에 성공해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IP 활용도를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그동안 스튜디오드래곤은 IP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왔다. ‘폭군의 셰프’의 경우 서울과 일본, 대만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소품을 전시하고 굿즈를 판매했다. 작품의 소재와 특성을 활용해 고추장 버터 비빔밥과 같은 밀키트도 출시했다.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 뮤지컬과 다카라즈카(일본 전통의 여성 가극) 공연으로도 제작돼 전석 매진 행렬을 벌였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사들은 IP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를 위해 팀 단위로 운영되던 IP 유통, 커머스, 관리 기능 등을 하나로 통합한 ‘IP전략사업부’도 최근 신설하기도 했다.

    새로운 차원의 성장을 위해선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 특히 해외 현지 제작사와 공동제작을 하면서 미국 드라마, 일본 드라마와 같은 글로벌 단위의 IP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앞서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운명을 읽는 기계’ 시즌1, 2를 공동제작했다. 이 작품은 2023~2024년 애플TV플러스에서 방영돼 호평을 받았다. 한국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도 현지 제작사 쇼치쿠·자유로픽처스와 공동 제작해 지난해에 방영했다. 해당 작품은 아마존 오리지널 드라마 가운데 일본 시청자 수 1위를 차지했으며 구글이 발표한 ‘2025년 올해의 검색어: 일본’ 드라마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같이 한·미·일 3개국을 중심으로 IP를 동시 생산하는 방안을 더욱 강화한다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IP 스튜디오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K드라마는 개별 콘텐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하나의 커다란 산업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스튜디오드래곤을 중심으로 많은 제작사들이 그 기반을 착실하게 마련하고 변화를 이끌어온 덕분이다. 이젠 현재의 시장 상황을 재점검하고 나아가 더욱 거대하고 튼튼한 IP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때이다. 그렇게 된다면 언젠가 K드라마가 글로벌 IP 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되지 않을까.

    김희경 인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영화평론가 kimhk@inj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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