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산업통상부,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휴전 합의를 기점으로 호르무즈해협에 묶여 있는 유조선들의 항행 조건을 파악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를 열겠다고 했지만, 이란 측이 휴전 조건으로 통행료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커서다.
청와대는 이날 “휴전 합의로 호르무즈해협 통항 재개를 위한 여건이 마련된 만큼 우리 선박의 통항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선사와의 협의 및 관련국과의 소통을 가속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에는 한국 국적 선박 26척과 선원 173명이 고립돼 있다. 선종별로는 원유 및 석유제품 운반선 17척, 벌크선 5척, 컨테이너운반선 1척, 가스운반선 2척, 자동차운반선 1척 등이다. 7척의 원유운반선에 실린 기름은 약 1400만 배럴(5~7일 치)이다.
배가 해협 밖으로 나오면 국내 정유사의 공급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정유사 등이 4~5월분으로 확보한 대체 원유는 약 1억1000만 배럴로, 평시 대비 60~70% 수준에 불과하다.
해운사·정유사들은 ‘안전한 통행’이 확인돼야 배를 움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실제 안전이 보장되는지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유사 관계자는 “기뢰 등 위협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박을 모두 빼내기에 2주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전 세계 선박은 800척으로, 평시 통행량이 하루 130~150척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빠듯하다는 것이다. 추가로 해협에 선박을 보내 원유를 실어 오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휴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점이 문제”라며 “위험을 감수하면서 새 배를 해협 안으로 들여보낼 선사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대훈/안시욱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