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가 ‘인공지능(AI) 기반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AI 금융비서를 적극 도입해 이용자가 AI와 대화를 통해 자산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윤 대표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자산관리 사업을 위해 퇴직연금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캐피털 등 신사업 발굴과 해외 영토 확장에도 적극 나선다.윤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서울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학습한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위해 오는 3분기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눈에 비교해 투자하는 ‘투자 탭’과 흩어진 결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결제홈’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AI 에이전트가 탑재된 투자 탭에선 대화를 통한 간단한 금융상담이 가능하다. 예컨대 ‘어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이 뭐냐’고 물으면 곧바로 상승률 상위 종목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결제홈은 이용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지출 절감 방법 등 자산 관리방안을 제시해준다. 윤 대표는 “금융 앱 기능이 늘어날수록 고객은 필요한 것을 찾기 어려워진다”며 “AI가 비서처럼 복잡한 금융 문제를 찾아 효율적으로 해결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퇴직연금을 통해 20·30대부터 시니어까지 아우르는 평생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며 “투자상품이 복잡한 연금시장에서 카카오뱅크만의 편의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대표적이다. 윤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주도해 전 세계 자산을 잇는 ‘글로벌 커넥터’로 도약할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현실에서 통장처럼 편리하게 쓰이게 할 것”이라고 했다. 캐피털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 대표는 “유망한 캐피털사를 인수하거나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윤 대표는 몽골을 카카오뱅크의 세번째 해외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몽골의 금융기관에 카카오뱅크의 비금융 데이터 기반 독자신용평가모델(CSS) 기술 등을 전수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인도네시아(슈퍼뱅크 지분 투자)와 태국(합작법인 뱅크X 설립)에 진출해있다. 이 은행은 AI 실시간 번역 등 국내 거주 외국인을 겨냥한 특화 서비스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윤 대표는 “이자·비이자 수익을 강화해 내년까지 자산 100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5%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