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한국 부동산 시장 움직이는 국민연금 핵심 5인방 [민경진의 NPS워치]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한국 부동산 시장 움직이는 국민연금 핵심 5인방 [민경진의 NPS워치]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이 기사는 04월 08일 16: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 출자를 예고한 가운데 기금운용본부 아시아부동산투자팀에 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금 배정 계획 수립부터 한 곳당 3000억원의 '종잣돈'을 출자받는 위탁운용사 선정까지 사실상 모든 실무를 이 팀이 전담하고 있어서다. 자금 배분 결과에 따라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데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민연금 트랙레코드를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의사결정의 주축인 시니어 운용직 5명의 면면에도 시선이 쏠린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아시아부동산투자팀은 20명 안팎의 인력으로 꾸려진 조직이다. 이 가운데 국내 부동산 자금 집행과 투자 운용, 위탁운용사 선정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핵심 라인은 최재원 팀장과 이승현·이단비·윤준석·장원근 차장 등 5명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큰손’으로 본다. 최근 국민연금이 국내 부동산 투자 보폭을 다시 넓히면서 아시아부동산투자팀의 존재감도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부동산투자팀을 이끄는 최재원 팀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 변호사 자격도 보유했다. 삼성증권 IB부문 부동산투자팀 이사 경력까지 갖춰 투자 실무와 법률 구조를 함께 이해하는 보기 드문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말 아시아부동산투자팀장에 선임된 뒤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부동산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 올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이단비 차장에서 이승현 차장으로 이어진 실무 바통이다. 지난해까지 이단비 차장이 국내 부동산 ‘일괄선정’ 실무를 맡았고, 올해부터는 이승현 차장이 전면에 나선다. 일괄선정은 국민연금이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를 경쟁 프레젠테이션, 이른바 ‘뷰티콘테스트’ 방식으로 추려 약정 자금을 한꺼번에 배분하는 절차를 뜻한다. 한 번 이 문턱을 넘은 운용사는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형 연기금의 검증을 받았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

    이단비 차장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영국 바클레이즈 IB 연기금 부동산 투자팀과 삼성증권 IB부문 부동산금융팀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연기금 관련 업무 경험이 풍부하고 국내 구조화 부동산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승현 차장은 미국 미시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투자공사(KIC) 부동산·인프라 조직과 이지스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올해부터 국내 부동산 위탁운용사 선정 실무를 사실상 총괄하는 인물로 떠올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단비 차장이 닦아놓은 틀 위에서 이승현 차장이 올해 1조2000억원 규모 출자 실무를 이끄는 구도다.

    윤준석 차장과 장원근 차장도 이 팀의 핵심 축이다. 윤준석 차장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학·석사 출신으로 삼성생명 대체투자사업부, 삼성SRA자산운용, 악셀캐피탈 등을 두루 거쳤다. 개발형 자산과 구조화 딜에 대한 이해가 깊어 기회주의 전략 심사에서 존재감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차장은 미국 미네소타대 경제학과, 연세대 도시계획 석사를 거쳐 딜로이트안진, 키움투자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경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 분석과 투자 구조를 함께 읽는 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PF와 브리지론, NPL을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대출형 전략에서 이런 이력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이 한 번에 움직이는 자금은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른다. 국민연금 전체 자산은 2026년 1월 말 기준 1540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체투자는 233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15.2%를 차지한다. 아시아부동산투자팀은 이름 그대로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권역 부동산 투자와 위탁운용의 핵심 축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자금이 단순한 LP 출자를 넘어 운용사의 외형과 평판, 이후 해외 기관 대상 펀드레이징 경쟁력까지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국민연금의 국내 부동산 전략은 최근 2년 새 뚜렷하게 바뀌었다. 2024년 이전까지는 국내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2023년 말 안준상 부동산투자실장이 선임된 뒤 기조가 달라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024년 더익스체인지서울(TES) 재개발 투자로 3년 만에 프로젝트 투자를 재개했고, 이후 코어에 이어 밸류애드, 대출형 전략까지 다시 넓히는 흐름이 이어졌다. 한동안 주춤하던 국민연금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변화의 정점이 올해 1조2000억원 출자 사업이다. 국민연금은 기회주의 펀드와 논코어 대출 펀드에 각각 최대 6000억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운용사는 펀드별로 최대 3000억원 이내 배정을 제안할 수 있고, 국민연금 출자 비율은 약정총액의 50~85%다. 기회주의 펀드는 개발자산과 부실자산을 매입한 뒤 가치 제고를 노리는 전략이다. 논코어 대출 펀드는 PF, 브리지론, NPL 등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전략을 겨냥한다. 사실상 올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최대 앵커 출자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어느 운용사가 이 자금을 따내느냐에 따라 시장 내 위상은 물론 향후 해외 기관 대상 펀드레이징 경쟁력까지 달라질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금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는 결국 국민연금 자금이 어디로 가느냐가 가장 큰 변수"라며 "실무팀이 어떤 운용사를 고르고 어떤 전략에 자금을 싣느냐에 따라 올해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