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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선물의 '선물'…ETF도 ETN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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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선물의 '선물'…ETF도 ETN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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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금’이라고 불리는 원유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상품(ETF·ETN)이 최근 한 달 수익률을 사실상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유가 오름세를 넘어 선물 시장 구조에서 발생하는 ‘롤오버(월물 교체) 수익’까지 더해져 성과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ETF 한 달 수익 1·2위 모두 ‘원유 선물’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3월 6일~4월 6일) 기준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 1위부터 11위까지 모두 원유 선물 관련 상품으로 채워졌다. 1위를 차지한 ‘삼성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 B’(105.71%)를 비롯한 레버리지 ETN이 100% 안팎의 수익을 냈다. 레버리지가 아닌 상품도 50% 넘게 오르며 상위권에 포함됐다. 같은 기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1·2위도 ‘KODEX WTI원유선물(H)’(48.28%), ‘TIGER 원유선물Enhanced(H)’(41.74%)였다.


    이 같은 성과는 단순한 유가 상승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수익률이 유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아서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 배럴당 113.8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한 달 새 약 25%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원유 선물 시장에서 나타난 백워데이션을 높은 수익률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백워데이션은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보다 비싼 현상을 의미한다. 이란 전쟁으로 단기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당장 인도 가능한 원유 가격이 더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비싼 근월물을 팔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월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가격 차이만큼의 추가 수익이 발생했다.

    통상 WTI 최근월물과 차근월물 간 가격 차이는 0에 가깝다. 하지만 이달 2일 기준 두 계약 간 스프레드는 -13.5달러로 벌어졌다. 코로나19가 촉발한 2020년 4월 ‘슈퍼 콘탱고(근월물 가격이 원월물보다 낮은 현상)’ 사태 이후 6년여 만의 최대 격차다. 당시 원유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저장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나중에 인도되는 원유 가격이 더 비싸지는 비정상적인 가격 왜곡이 나타났다.
    ◇올해 유가 ‘상고하저’ 가능성
    종전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당분간 원유 선물 시장의 백워데이션 구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쟁 장기화로 공급 부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롤오버 수익이 꾸준히 누적되며 ETF·ETN 수익률을 밀어올릴 공산이 크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가 방향성이 꺾일 경우 수익률이 급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준재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지금과 같은 상승장에서는 원월물 가격이 근월물보다 낮아 롤오버 수익을 낼 수 있지만, 향후 상승세가 꺾이면 오히려 롤오버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 유가가 상반기 고점을 찍은 이후 하반기 조정되는 ‘상고하저’ 궤적을 그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전쟁으로 인한 공급 우려가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을 지지하고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당장 이달부터 점진적인 감산 완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하반기부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선물 가격이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현상 자체가 오히려 하락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WTI 근월물과 5년물 가격 차이가 최근 배럴당 -30달러 이상으로 확대됐는데, 과거 비슷한 수준의 괴리가 발생한 이후 1년간 국제 유가가 평균 30% 하락했다는 것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요즘같이 심화된 백워데이션 환경에서는 유가 중장기 상승에 베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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