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소급 적용’ 조항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법무부가 입법을 추진하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부칙에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도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과거 문제까지 집단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소급 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기업이 과거 경영 활동과 관련해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뒤늦게 떠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남소 방지를 위한 기준 마련도 우선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공동 쟁점이 개별 쟁점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해야 한다는 ‘지배성 요건’을 엄격히 적용해 무분별한 소송을 걸러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배상금 산정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일반 집단소송은 피해 정도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분배 관리인이 자격을 개별 심사하고 그룹별 배상액을 달리 정해야 한다는 점 등은 집행 과정에서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입법은 균형이 핵심이다. 정당한 피해 구제 체계를 갖추는 것은 필요하지만 집단소송법이 기업 경영의 활력을 꺾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과도한 소송 위험이 커지는 환경에서 기업의 적극적 투자와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정은 소비자 보호라는 명분과 기업 경영의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