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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물류 효율 개선을 주장한 소형 기업의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미국 운송업체들의 시가총액이 170억달러(약 25조5697억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 기술 변화가 아니라 ‘AI 패닉’에 따른 과도한 공포로 주가가 급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고리듬홀딩스는 지난 2월 자사의 AI 물류 플랫폼이 인도 화물 운송 사업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는 세계 트럭 운송량의 30%를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회사는 당초 노래방 기계를 팔던 업체다. 지난해 노래방 기계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새로 인수한 AI 기반 물류 회사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이 보고서 발표 당시만 해도 알고리듬홀딩스의 시총은 약 600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게리 앳킨슨 알고리듬홀딩스 최고경영자(CEO)가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우리의 AI 기술 발전이 물류업계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말한 뒤 주가는 사흘간 최대 450% 뛰었다.
도이체방크 조사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 발표 후 미국의 대형 트럭 운송업체들의 시총이 하루 새 약 170억달러어치 증발했다. 대표적으로 CH로빈슨 주가는 2월 12일 하루 사이 15% 폭락했다. 익스페디터스인터내셔널 주가도 같은 날 13%가량 내려앉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매도세가 타당한 근거 없이 AI의 공포심 때문에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이체방크는 “AI로 인한 파괴적 변화가 트럭 운송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긴 할 것”이라면서도 “알고리듬홀딩스가 거대한 산업 네트워크를 갖춘 수십억달러 규모의 산업을 뒤흔들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앳킨슨 CEO는 “이번 사태는 시장의 극심한 불안을 보여준다”며 “모두 누가 AI 때문에 도태될지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올해 들어 시장이 AI 관련 우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앤스로픽이 AI 서비스 ‘클로드 코워크’를 선보인 뒤 1주일 만에 소프트웨어 관련 주식이 급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