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상금이요? 돈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일대 주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반대하는 것입니다."(데이터센터 건설을 반대하는 한 독산동 주민)
8일 찾은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의 한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지난해 10월 시작한 데이터센터 건설 공사는 한창 진행 중이었다. 겉으로는 순조로워 보였지만 이 현장은 현재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과 시행사 간 갈등이 빚어진 곳이다.
독산동 주민 100여명 공사 반대 집회

주민들은 지난 3일 해당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앞에서 공사 반대 집회를 열었다. 100명에 달하는 주민은 데이터센터가 '유해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동의도 없이 공사를 강행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데이터센터가 지어짐에 따라 전자파 우려가 크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다.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데이터센터 앞을 지나다녀도 되느냐"는 질문까지 나왔다.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24시간, 365일 노출돼 발암 위험이 높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는 점도 걱정하는 부분이다. 인공지능(AI) 학습과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전력량이 급증해 지역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전기 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다. 심지어는 데이터센터 때문에 전력이 과부하돼 정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데이터센터 가동에 따라 인근 지역의 기온이 올라가는 '열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 열을 식히기 위해 지하수가 고갈되고 물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 데이터센터와 함께 설치될 리튬이온 배터리 설비의 화재 위험성, 야간 소음 문제 등도 제기된다.
해당 데이터센터 건설을 반대하는 인근 아파트 입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돈을 받는 게 목적이었다면 애초에 보상금을 전면에 내걸고 반대 시위를 했을 것"이라며 "보상을 얘기한 적이 없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일대 주민들의 건강 등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행사 "사실무근, 일부 주민들 고소"
해당 사업 시행사는 일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시행사 관계자는 "허위사실 유포로 지역 주민들을 선동하고 심각한 업무방해 등으로 사업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일부 시위 주동자들을 대상으로 단호한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고 강조했다.시행사 측은 주민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전자파 문제다. 시행사 측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관련 전자파는 극저주파 전자계로 불리는 60Hz 전자파가 쟁점이다. 해당 전자파는 인체 유전자를 훼손시킬 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고 인체에 축적되지 않고 거리가 멀어지면서 전계와 자계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지하층의 경우 전기설비기술기준에서 정한 노출 기준의 10% 미만, 지상층은 1% 미만 값을 보였다고도 부연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최대 부하를 고려한 전류 값을 기반으로 해당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만큼 데이터센터가 지어진 이후 실제 전력 공급 시 자계 노출량은 예측값보다 낮을 것"이라고 했다.

전력 사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인근에 있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전력보다 낮은 수준으로 한국전력공사에서 사전 용량 검토와 승인 절차를 통해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주변 지역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돔 현상에 대해선 "인근에 있는 '롯데캐슬골드파크'와 '금천현대홈타운'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1~2도가량 온도가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오차 범위 이내에 있는 수준이다. 심지어 온도 저감 장치가 가동되면 2~4도 더 온도가 떨어진다. 주변 아파트에 대한 온도 영향도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하수 고갈이나 물 부족 상황을 두고는 "지하수 사용 계획은 전혀 없다"며 "관련 허가 신청 사실도 전혀 없고 전량 상수도만 사용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은 일반 상업시설 수준"이라고 답했고, 소음 문제와 관련해선 "소음 시뮬레이션 결과 야간 주거지역 기준 45dB 미만으로 확인됐다. 방음 설계를 적용해 법정 기준 이하로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금천구청 관계자는 "건축허가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시행해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와 합동으로 공사장 안전 관리 상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민관합동점검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데이터센터는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서버 수만 대를 집적한 시설이다.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 확산과 함께 급성장했다. AI의 학습·연산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규모가 AI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