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6일 13: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16년째 묶여 있던 소액공모 한도를 30억원으로 확대한다. 벤처캐피털(VC)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을 때 복잡한 투자자 수 산정 방식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공모 규제를 위반하던 문제도 사라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오는 5월 1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자본시장 혁신 국정과제의 후속 조치로 이르면 상반기 내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소액공모 기준 금액을 현행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2009년 제도 도입 이후 유지되어 온 기준이 경제 규모 성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국내 유상증자 건당 평균 규모는 2009년 298억원에서 최근 3년(2023~2025년) 평균 1140억 원으로 3.8배 커졌다. 소액공모 범위를 넘어서면 기업은 방대한 분량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금융당국의 수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소액공모는 간소화된 서류만 제출하면 돼 공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는 강화된다. 관리종목 등 투자 주의가 필요한 기업은 소액공모 시 위험 요소를 더욱 명확히 공시하도록 서식을 개선한다. 최근 도입된 조각투자증권(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은 비정형적 특성을 고려해 30억원 미만이라도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유지하기로 했다.
VC펀드(벤처투자조합·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의 투자자 수 산정 방식도 바뀐다. 현행법상 50인 이상의 일반투자자에게 청약을 권유하면 공모로 간주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 은행, 보험회사, 증권사, 집합투자기구(펀드) 등 금융회사의 경우 전문가로 분류돼 투자자 수 산정시 제외된다.
그동안 VC펀드는 집합투자기구와 성격이 유사함에도 전문가가 아닌 일반투자자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법인이 아닌 조합 형태인 VC펀드는 조합원 각각을 투자자 수로 계산해야 했다. 예를 들어 일반투자자 20명이 참여한 VC펀드 3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투자자 수는 3명이 아닌 60명이 돼 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 미제출에 따른 제재를 받는 사례가 빈번했다.
앞으로는 VC펀드도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전문가 범위에 포함돼 투자자 수 산정 시 제외된다. 운용주체(GP)의 전문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