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로봇 기업군과 인프라를 가진 대구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세계 로봇 산업의 패러다임이 단순 반복 작업 단계를 지나, 스스로 판단하고 협업하는 휴머노이드로 급격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대구광역시가 ‘휴머노이드 로봇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대구는 이미 ‘준비된 로봇 도시’로, 70여년의 제조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을 주도할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대구가 휴머노이드 거점인 이유
대구가 휴머노이드 거점으로 급부상한 배경에는 독보적인 산업 집적도가 있다. 대구는 비수도권에서 가장 탄탄한 로봇 산업 생태계를 자랑하며, 현재 250여 개 로봇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다. 특히 특화단지 권역에만 약 150개의 핵심 기업이 포진해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단순한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인프라다. 대구에는 대한민국 로봇 산업의 컨트롤타워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이 있고, 약 2000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국내 유일의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에 조성 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인간의 환경에서 마주할 다양한 변수를 가상과 실재를 넘나들며 테스트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자산이다.
또한 ‘로봇 플래그쉽 사업’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용한 제조거점 센터를 조성하고, 실제 공정에서 데이터 기반 실증을 통해 제어 기술과 시스템 최적화를 병행하고 있다.
수성알파시티에서는 5510억원 규모의 ‘지역거점 AX(AI 전환) 혁신 기술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AI를 단순히 도입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산업의 프로세스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표준모델 연구·개발에서 현장 솔루션 개발까지 이어지는 이 사업을 통해, 대구는 AI 로봇이 현장에서 쓰이고 그 데이터가 다시 기술로 환류되는 산업 선순환 체계를 실현하고 있다.
‘스마트도시 특화단지’에서는 AI 반도체 기반 도시 플랫폼과 로봇 서비스 실증이 이뤄지고, ‘AX 허브’, ‘휴머노이드 제조거점센터’, ‘AI 로봇 글로벌 혁신특구’ 추진까지 진행중이다. 이런 거점은 대구의 AI 로봇산업 전략을 입체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다. 제조 현장의 AX 실증과 도시 공간의 로봇 서비스 실증, 그리고 기업의 기술개발이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며, 정책·데이터·기술·인재가 순환하는 산업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산·학·연·관 협력 ‘혁신 생태계’ 완성
대구의 전략은 지난해 체결된 ‘휴머노이드 국가 첨단전략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통해 더욱 공고해졌다. 대구시와 주요 로봇 선도기업이 맺은 이 협약은 특화단지 지정을 넘어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협약의 핵심은 핵심 기술의 공동 개발과 인프라의 공동 활용, 그리고 현장 맞춤형 전문 인력 양성이다. 대구시는 향후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2030년까지 대규모의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휴머노이드 전문 대학원’ 설립을 추진한다. 우수 엔지니어들이 대구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주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AI 첨단로봇 수도 대구’
대구는 이제 전통적인 제조 도시의 허물을 벗고, AI와 기계가 완벽히 결합한 ‘첨단 지능형 도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성알파시티의 소프트웨어와 국가로봇테스트필드의 실증기반 및 데이터, 앵커기업의 제조 역량이 결합한 ‘대구형 휴머노이드 플랫폼’은 전 세계 로봇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준비를 다지고 있다. 정의관 대구시 미래혁신실장은 “대구가 여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로봇 강국으로 도약하는 이정표”라며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대구가 글로벌 로봇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대한민국 산업 지형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