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여기서 마라톤 해야하나"…서울 시민들 불만 터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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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례문 일대는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대형 마라톤 대회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구간이다. 인근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마라톤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4월을 앞두고 벌써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요일마다 도로 통제가 이어져 아침 시간대 전통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눈에 띄게 줄기 때문이다. 남대문시장에서 가방가게를 운영하는 이춘우 씨(58)는 “아침이면 전통시장을 구경하러 온 외국인이 몰리는데, 마라톤이 있는 날이면 손님이 훨씬 적다”며 “외국인 덕택에 상권이 살아나고 있는데 사대문 안에서 꼭 마라톤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통 통제, 작년 115% 늘어
    따뜻한 날씨와 함께 마라톤 시즌이 본격화하면서 서울 도심 곳곳에서 주말마다 교통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도로가 장시간 막히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시민의 이동 불편이 커지고 소상공인 영업에도 차질이 빚어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마라톤 동호회 ‘마라톤 온라인’에 따르면 4~5월 서울에서 예정된 마라톤은 총 37건이다. 날씨가 풀리는 4월부터 마라톤 참가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회 일정도 집중된다.


    문제는 대회마다 통상 교통 통제가 뒤따른다는 점이다. 서울경찰청이 교통 통제에 나선 마라톤은 지난해 28건으로 전년보다 115.3% 증가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엔 2건이었는데 2023년 9건, 2024년 13건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날도 ‘서울 K-마라톤 대회’와 ‘2026 서울시 쉬엄쉬엄 모닝’이 열리면서 도심 곳곳에서 교통이 통제됐다.

    마라톤 대회 개최 사실이 사전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아 피해를 보는 사례도 있다.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최모씨(35)는 “서울 을지로로 향하는 광역버스가 이날 열린 마라톤 행사로 우회 운행한다는 사실을 탑승한 뒤에야 알았다”며 “친한 친구 결혼식이라 일찍 가서 축하해주려고 했는데 택시를 타고도 지각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출발 지점 ‘아수라장’…민원 급증
    마라톤 출발·도착 지점 인근에서는 혼잡이 빚어지기 일쑤다. 대회 시작 전 체온을 유지하려는 참가자들이 실내로 몰리면서 지하철역에는 긴 줄이 이어지곤 한다. 체온 유지를 위해 사용한 은박 담요를 무단으로 버리고 출발하는 이들도 있다. 마라톤 도착 지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날 서울 K-마라톤 도착 지점인 무교동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화장실을 급히 이용하려는 사람이 몰려 가게가 한때 크게 혼잡했다”고 말했다.


    민원도 늘고 있다. 서울시에 접수된 마라톤 관련 교통 혼잡 민원은 2021년 15건, 2022년 69건에 그쳤으나 2023년 498건, 2024년 461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9월까지 350건 이상이 접수돼 연간 기준으로 500건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간을 앞당겨 통행이 적은 시간대에 마라톤 대회를 열거나 대회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주 골든코스트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마라톤은 고온과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해 보통 오전 6시 전후에 시작한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마라톤 출발 시간을 오전 7시30분 이전으로 앞당기고, 장소별 참가 인원도 제한하기로 했지만 시가 주최·후원하는 대회에만 적용돼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런던·보스턴 등 해외 유명 마라톤은 도시에서 1년에 한 차례만 개최하는데 한국은 지나치게 자주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전통 있는 마라톤을 제외하고는 시내 중심가가 아니라 외곽 지역에서 개최하는 방법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김영리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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