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동서발전은 조직과 제도, 기술 전반에 걸친 경영혁신을 추진하며 에너지 전환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조직 혁신을 통한 실행력 강화, 현장 규제 개선, 인공지능 기술 활용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에너지 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조직과 제도에서 시작된 경영혁신
한국동서발전은 새 정부 혁신 방향과 자체 중장기 전략을 연계해 관리·기술·ESG 분야 전반에 걸친 혁신 과제를 도출하고 자율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혁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AI 경영혁신위원회’와 ‘AI 혁신추진단’을 신설하고 인공지능 중심의 혁신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또한 한국동서발전은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AI솔루션부’ 기능을 강화하고, 발전운영 부서 내 ‘기술안전AI센터’를 신설해 AI 기술 기반의 발전소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발전과 안전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신설된 기술안전AI센터는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안전 분야의 AI 도입을 추진하고 발전운영 솔루션을 개발·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정보보안처를 AI혁신처로 개편하고 정부의 인공지능 대전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조직인 AI솔루션부를 중심으로 맞춤형 AI 전환 로드맵을 수립했다.
조직 내부에서도 혁신 역량과 제도, 문화 개선을 통해 혁신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성과와 보상 체계를 연계한 혁신 문화 정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업무 효율화와 규제 개선 등으로 이어지며 기관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자체 생성형 AI를 활용해 9개 핵심 서비스 기반 AI 플랫폼을 구축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현장의 문제 해결로 이어진 규제혁신
한국동서발전이 추진한 석탄재 매립지 사후관리 규제 개선은 에너지 산업 규제 혁신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제도는 동해발전본부와 신호남건설본부에 처음 적용되며 약 68억 원 규모의 건설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향후 발전 5사로 확대될 경우 약 3700억 원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에너지 전환 설비 건설 과정에서도 착공 시기를 약 24개월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이 같은 성과는 발전 현장의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전국 석탄발전소에서는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석탄재를 보관하기 위해 약 18개의 회처리장을 운영하고 있다. 석탄재는 산업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기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사용 종료 이후에도 30년간 사후관리와 매립지를 흙으로 덮는 최종 복토 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이는 먼지 발생과 토양 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환경 관리 조치지만, 환경 영향이 거의 없는 매립시설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현장에서는 제도 개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석탄발전소 폐쇄 이후 매립지가 에너지 전환 설비의 새로운 활용 부지로 검토되면서 규제 개선 요구는 더욱 커졌다. 이에 한국동서발전은 석탄재 매립시설을 사후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고 복토 의무를 완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며 제도 개선 논의를 주도했다.
이후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검사기관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적극행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폐기물관리법 하위법령 개정으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발전사가 주도해 규제 개선을 이끌어낸 국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에너지 산업 규제 혁신의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데이터와 기술이 이끄는 인공지능 혁신
에너지 산업의 변화 속에서 발전소 운영 방식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와 디지털 기술 발전은 발전 설비 관리와 전력 운영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소 운영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한국형 통합발전소(K-VPP) 플랫폼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분산되는 환경에서 여러 발전 자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 개념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동서발전은 국내 전력시장 구조에 맞는 플랫폼을 자체 개발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출력 제어, 전력 거래 알고리즘, 설비 유지보수 관리 기능 등을 통합해 재생에너지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발전 설비 관리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된 AI 설비 예측진단 솔루션(e-PHI)은 설비 상태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중소기업에 이전돼 공동 사업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자메이카 전력공사를 대상으로 기술 수출 성과도 거두며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권명호 사장은 “기술 혁신과 제도 혁신이 함께 이루어질 때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동서발전은 축적한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 사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선도하고, 산업 생태계와 미래 인재 육성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