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판 제품’의 비밀
27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최근 촉촉한 황치즈칩뿐만 아니라 ‘꼬북칩 말차초코맛’ ‘톡핑 말차블라썸’ 등 한정판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크라운제과도 초콜릿 웨하스에 피스타치오 크림을 채운 ‘두바이스타일 쵸코하임’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다. 오는 5월까지 55만 상자만 판매한다는 방침이다.외식업계도 한정판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지난 19일 스팀 방식으로 공기를 주입해 거품층을 만든 ‘에어폼 아메리카노’를 시즌 한정으로 내놨다. 출시 이후 매일 평균 판매량이 10~15%가량 증가하자 상시 판매 제품으로의 전환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빽다방 관계자는 “판매량 추이와 점주, 소비자 반응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이르면 5월 판매 연장이나 상시 메뉴 전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 한정판 제품은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물량이 소량인 만큼 생산 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정판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는 이유는 SNS 등의 영향으로 유행 주기가 단축되고 있어서다. 예컨대 최근 두쫀쿠가 흥행하자 제과·제빵·커피 업계는 물론 동네 카페까지 이를 활용한 제품을 내놨지만 유행은 두 달여 만에 빠르게 식었다. 두쫀쿠에 이어 등장한 버터떡의 유행 주기는 보름 정도에 그쳤다. 식품업계가 한정판 마케팅에 빠진 것은 짧은 유행 주기에 따른 ‘실패한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추기 전에 한정 수량만 생산해 시장 반응을 가늠해보는 전략이다.
◇편의점은 신제품 선별 시스템 도입
제품을 소량만 제작하면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재고 부담이 없다. 한정판 마케팅의 장점이다. 화제를 모으면 광고 못지않은 효율적인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한정판 구입에 실패한 소비자가 같은 브랜드 다른 제품 수요로 대체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정판 마케팅이 제품의 흥행 가능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식품업계만큼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업계도 신제품을 선별하는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본사에서 선별한 신상품을 가맹점에 자동 입고하는 ‘신상품 조기 정착 제도’를 오는 5월부터 운영한다.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을 빨리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정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기획하는 마케터도 시시각각 바뀌는 소비자 취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시장이 신메뉴와 스테디셀러로 양분돼 있어 비용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의 일환으로 한정판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