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솔루션 주가가 약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 이후 이틀 새 20% 넘게 내렸다. 이번 증자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채무 상환에 쓰는 이른바 '빚 갚기용' 유증인 데다, 신규 발행 주식 수가 과도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이 향후 유증에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주가는 유증 발표 이후 23% 하락했다. 주가는 4만54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떨어졌다. 신주 발행가액이 최근 평균 주가 등을 산출해 약 20% 할인율을 적용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는 할인된 가격에 참여 기회를 얻는 대신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한화솔루션이 유증을 단행하는 건 악화한 재무구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22년 140.8%에서 2025년 196.3%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 때문에 이번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1조5000억원을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의 반응은 싸늘하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가 약 13조원에 달하는 만큼 1조5000억원 수준의 채무 상환만으로는 차입금을 의미 있게 줄이기 어렵다"며 '매도' 의견을 냈다.
이어 "현재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올 1분기 실적"이라며 "태양광 부문의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려면 실적 개선이 두 분기 이상 연속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투자의견을 '보유'로 내리면서 "이번 유증 규모는 기존 주식 수(1억7200만 주) 대비 42% 규모"라며 "증자를 통해 채무 상환 및 3년 후 상업화를 계획 중인 신제품 투자를 계획한 점은 그 시점과 규모 측면에서 투자자에게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솔루션의 이번 유증은 올해 주총에서 발행예정 주식수를 5억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추가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24일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발행예정주식 총수를 기존 3억주에서 5억주로 확대했다.
기존 한도 내에서도 증가가 가능했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증자 전 발행주식 약 1억7189만 주에서 신주 7200만주를 더해도 약 2억4389만주 수준으로 기존 한도 3억주를 넘지 않았다. 한화솔루션이 향후 추가 자본조달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민연금의 유증 참여도 관심사다. 한화솔루션 지분 5.75%로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이 유증 이틀 전 열린 주총에서 정관변경 안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그간 국민연금은 기업들의 대규모 유증에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전달해왔다. 지난해 포스코퓨처엠 증자 당시 주주가치 제고에 문제를 제기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증 때도 우려를 표하면서 결국 증자 규모가 축소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