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년 전통의 실내악 공연장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Wigmore Hall)이 25세 미만 청년 관객 유입을 위한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
위그모어홀이 최근 발표한 2026/27 시즌 계획에는 25세 미만 관객에게 티켓 5000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오는 9월부터 연간 프로그램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공연에 적용된다. 국적과 상관없이 현지 거주에게는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35세 미만 5파운드 티켓'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위그모어홀이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은 "생활비 급등으로 클래식 음악과 멀어지는 젊은 세대를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위그모어홀은 역사상 처음으로 다수의 성악 공연에 자막을 도입한다. 가곡과 합창 텍스트의 영어 번역본을 무대 뒤 벽면에 투사해 홀 특유의 친밀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존 길훌리(John Gilhooly CBE) 위그모어홀 예술감독은 "젊은이들과 클래식 콘서트 사이의 가장 큰 장벽을 제거할 새로운 무료 티켓 제도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연령이나 사회경제적 배경에 상관없이 최고 수준의 음악을 가능한 한 넓은 관객에게 선사하겠다는 사명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 600회 공연이 예정된 이번 시즌은 오는 5월 홀 개관 125주년과 베토벤 사후 200주년이 맞물려 더욱 풍성하다. 베토벤을 기리는 4일 연속 공연 블록이 두 차례 열리며, 메조소프라노 플뢰르 바론과 피아니스트 줄리어스 드레이크가 가부키 요소를 가미해 선보이는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도 눈길을 끈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