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이달 말 합의안 도출을 목표로 선거제 개편 논의에 착수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진보 4당이 중대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전면 도입에 사실상 선을 긋고 있다. 다만 비례대표 확대는 일부 반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개특위는 27일 법안소위원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했지만 의결 없이 회의를 마쳤다. 총 62개 안건을 다뤘지만 선거구 획정, 의원 정수, 중대선거구제 등 주요 쟁점에서 입장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진보 4당은 △광역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비례대표 30% 이상 확대 △광역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중대선거구제, 의원 정수 조정, 선거구 획정 등 주요 쟁점은 대부분 논의했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공감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쟁점인 중대선거구제는 전면 도입 합의가 사실상 어려운 분위기다. 민주당 정개특위 관계자는 “선거구 전체를 다시 짜야 하는 문제라 시기적으로 쉽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시범지역 확대 역시 “지역위원장 동의가 있는 범위에서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국민의힘의 동의 수준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례대표 정수 확대는 광역의회에 한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관계자는 “광역의회는 비례대표를 늘려도 전체 의원 정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초의회는 비례 의석을 늘리면 지역구를 줄이거나 의원 수를 늘려야 해 정리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진보 4당은 보다 강한 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정개특위 내 유일한 비교섭단체 위원인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확대도 단순 확대가 아니라 다양성을 대표할 수 있게 연동형으로 가야 한다”며 “지금은 의석의 95%를 거대 양당이 차지하는 구조인데, 이렇게 가면 지방자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다른 일정도 잡지 않고 논의에 집중했는데 오전 회의로 끝난 것은 매우 아쉽다”고 했다.
진보 4당은 이달 말까지 의미 있는 진전이 없을 경우 협상 결렬 가능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개특위는 다음 주 두 차례 회의를 열고 남은 쟁점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