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허윤정·사법연수원 30기)는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 영상물에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 대해 실질적 정의를 구현한 진일보한 판단이라고 27일 평가했다.
헌재는 26일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 영상물에 대해 신뢰관계인 성립 인정만으로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성폭력처벌법 제30조 제6항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피해자가 법정 진술 및 반대신문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충격과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항이다.
여변은 입장문에서 “형식적 방어권 보장이 아닌 사법 약자의 특수성과 2차 피해 방지라는 실질적 정의를 우선시했다”고 강조했다. 직접 출석을 통한 반대신문이 장애인 피해자에게 가할 수 있는 치명적 위해를 인정해 피고인의 방어권과 피해자의 기본권 사이의 조화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여변은 헌재가 2021년 12월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영상물 증거능력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사실을 언급하며 의미를 짚었다. 과거 결정이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절대적 성역으로 간주했다면, 이번 결정은 장애인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취약성을 명확히 인정한 결과라는 것이다.
여변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가 피해자의 인격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경우 반대신문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