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요청했다"… 명분 챙기며 협상 주도권 과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로 열흘간 중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이란과 협상 중이라며 부여했던 닷새간의 공격 유예 시한 만료를 단 하루 앞두고 나온 조치다.그는 "가짜 뉴스 매체들의 잘못된 주장과 달리 현재 대화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폭격 유예가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임을 명시함으로써, 합의에 목마른 쪽은 미국이 아니라 이란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협상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4월 6일'의 의미… 애초 구상한 '4~6주 전쟁' 마지노선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제시한 '4월 6일'이라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개전 6주 차에 접어드는 이 시기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초기부터 거론해 온 '4~6주'라는 전쟁 기한의 종료 시점과 맞닿아 있다.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이란 전쟁을 애초 설정한 기간에 맞춰 끝내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 전쟁 지휘를 위해 미뤄뒀던 미중정상회담 일정을 5월 14~15일로 다시 확정해 발표한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4월 종전 구상'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결국 이번 열흘의 유예는 미국 내 악화하는 여론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 상승 압박 속에서, 데드라인을 정해놓고 이란을 향해 '합의냐, 전면전이냐'를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성 압박인 셈이다.
◆ 짙어지는 연막작전 의구심… '최후의 일격' 장전?
하지만 열흘의 시간이 평화 합의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이란이 내놓은 종전안의 간극이 워낙 큰 데다, 상호 신뢰마저 바닥에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추가 유예 대상이 '에너지 인프라'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이란 측은 이를 지상전 등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기 전 시간을 벌려는 미국의 '연막 작전'일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과는 별개로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한 여러 군사적 옵션을 치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4월 6일, 트럼프가 던진 열흘의 카드가 종전의 마침표가 될지, 거대한 확전의 방아쇠가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영석 한경디지털랩 PD youngst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