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는 기업들이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때 저탄소 모듈을 쓸 경우 법인세 절감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27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말 개정 예정인 조세특례제한법 시행규칙에 저탄소 태양광 모듈을 활용한 발전소 설치 투자비까지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담긴다. 태양광 밸류체인에 대한 지원 범위가 '설치 단계'까지 확대되는 것으로서, 설계·제조 중심에서 발전소 구축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지원 체계로 전환되는 첫 사례다.
국산 태양광 모듈은 전과정평가(LCA) 기준에서 중국산 모듈 대비 탄소 배출량이 10% 가량 낮아 ‘저탄소’ 요건 충족에 유리하다. 이번 제도가 국내 생산과 설치 수요를 동시에 자극하며 공급망을 재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 문제가 여전히 핵심 변수라는 우려도 있다. 중국산 모듈 가격이 국산 대비 약 30% 저렴해 설치 세액공제를 반영해도 가격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중국이 올해부터 자국 태양광 기업들에 대해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하던 수출환급세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중국산 모듈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이 역시 '30%의 격차'를 메울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설치 세제 지원만으로는 시장 전반의 쏠림을 완전히 바꾸기 어렵다는 평가에 따라 생산세액공제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투자세액공제는 투자액의 일부만 지원하는 구조인 반면, 생산세액공제는 생산량에 따라 직접 지원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이나 배터리처럼 적자를 내는 기업들은 세액공제를 받아도 낼 세금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미국처럼 현금으로 직접 지급하는 ‘다이렉트 페이’나 제3자에게 세액공제를 양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후 OBBB법에 따라 설치 세액공제 지원은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 중이지만, 조 바이든 정부 당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국산 태양광 ‘제조’에 대한 생산세액공제는 유지하고 있다. 이는 ‘내수형 공급망 강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