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한국 마트 와인 뭐가 다르길래…"월마트에선 상상도 못할 일"

관련종목

2026-03-29 07:48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한국 마트 와인 뭐가 다르길래…"월마트에선 상상도 못할 일"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미국 나파밸리 프리미엄 와이너리 쉐이퍼(Shafer Vineyards)가 프랑스 유력 기업이 아닌 신세계그룹을 인수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으로 '소비자 중심 철학'과 '브랜드 지속성'에 대한 공감대를 꼽았다. 단순한 자본력이나 글로벌 네트워크보다 와인을 바라보는 관점과 소비자에 대한 접근 방식이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크리스 에이버리 쉐이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방한 행사에서 "당시 프랑스 기업이란 대안이 있었지만, 쉐이퍼와 신세계의 가치관이 명확히 겹쳤다는 점이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며 "사람을 존중하고 소비자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서로 닮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비즈니스를 소비자와의 깊은 연결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신세계와 셰이퍼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와인을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경험과 소비의 즐거움'으로 보는 시각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에이버리 CEO는 "와인의 가치는 가격 상승이 아니라 실제 소비와 즐거움에 있다. 이 같은 철학이 인수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소비자에 대한 평가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이해도가 높은 와인 소비자층"이라며 "향후 자산가치 상승을 노리고 수집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마시고 즐기기 위한 소비가 활발한, 매우 바람직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성향이 뚜렷하고 와인을 경험 중심의 소비로 받아들이는 문화도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유통 환경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에이버리 CEO는 "이마트에 진열된 와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미국 월마트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 높은 와인들이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소비자가 특별한 전문점에 가지 않더라도 대형마트에서 프리미엄 와인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구조가 감격스러웠다"고 설명했다.

      1972년 설립된 쉐이퍼는 미국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컬트 와이너리로 자리 잡았다. 대표 와인 '힐사이드 셀렉트'는 세계적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6차례나 100점 만점을 받았다. 또한 전량 자가 포도밭에서 생산하는 에스테이트 중심 구조와 40년 이상 동일 와인메이커가 모든 빈티지를 책임지는 일관된 양조 체계로 시장에서 호평받는다.



      쉐이퍼는 약 242에이커(약 97만9000㎡) 규모의 포도밭을 직접 관리하며 포도 재배부터 병입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한다. 태양광 에너지 활용, 물 재사용, 매와 올빼미 등을 활용한 방제 등 친환경적인 농법도 수십 년간 이어오고 있다.

      2022년 약 3000억원을 들여 쉐이퍼를 인수한 신세계도 이러한 철학을 유지하면서 와이너리의 확장 기반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이버리 CEO는 "초기에는 아시아 자본이 미국 나파밸리에 들어온다는 점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이들이 있었다"면서도 "신세계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기존 운영 방식을 존중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도밭 하나를 개간하는 데도 최소 7년 넘는 시간이 필요할 만큼 프리미엄 와인은 '시간과 기다림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절제라는 기존 철학을 존중해주는 신세계의 투자는 이러한 기다림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와이너리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신세계 그룹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받는 절차를 거치는데, 그때마다 이사회가 쉐이퍼의 미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각 사안을 깊이 고민한다는 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수 이후 쉐이퍼는 다양한 토양의 포도밭을 추가 확보하고, 선별 장비 등 설비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 역시 단기 생산량 확대보다는 품질과 복합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세계에 합류한 쉐이퍼의 향후 전략에 대해 에이버리 CEO는 "5년이 아니라 50년을 내다보고 있다"며 "쉐이퍼를 향후 100년을 이어갈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포도밭, 생산, 고객 경험까지 전반적인 구조를 다음 세대를 위한 방향으로 재정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