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가 대규모 도시개발과 철도 인프라 확충을 앞세워 수도권 핵심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오랫동안 성장이 제약됐던 의왕시가 공공주택지구 개발과 광역 철도망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며 도시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2030년대 중반 인구 25만 명의 자족도시를 목표로 한 의왕시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 6개 지구 4만3000세대 공급
26일 의왕시에 따르면 시는 과거 전체 면적의 89%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오랫동안 도시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의왕시는 백운밸리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친환경 개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도시 발전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백운밸리는 백운호수 일대 약 29만 평 부지에 4000세대 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한 사업이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저밀도 주거단지를 구현한 결과, 2022년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사업을 통해 도로·공원·터널·학교 등 도시 기반시설이 대거 확충됐으며, 기부채납과 공공기여금 등 공공 환수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 백운밸리 사업은 이후 이어지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의왕시 전역에서는 6개 공공주택지구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고천지구(4600세대)와 초평지구(3000세대)는 조성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월암지구(3500세대)와 청계2지구(2000세대)는 각각 2026년과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대규모 주택 공급도 예고돼 있다. 의왕군포안산 3기 신도시는 약 1만5000세대 규모로 지난해 말 지구계획 승인을 마쳤다. 오전·왕곡지구에는 약 1만5000세대 주거단지와 함께 의료·바이오 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주거와 산업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6개 지구 개발이 모두 완료되면 총 4만3000세대가 새로 공급된다. 의왕시 인구는 현재 16만 명에서 2030년대 중반 25만 명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GTX-C 의왕역 정차 확정
도시 성장에 발맞춰 철도 인프라도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 인덕원~동탄선과 월곶~판교선 복선전철 사업이 지난해 8월 동시에 착공해 본격 공사에 돌입했다. 두 노선이 완공되면 의왕시의 광역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인덕원~동탄선은 인덕원에서 동탄까지 약 39㎞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의왕시 구간에는 계원예대역(가칭)·오전역·의왕시청역 등이 신설될 예정으로, 그동안 교통 소외 지역으로 꼽혔던 시 북부와 중심부를 철도로 잇는 핵심 노선이 된다. 이 노선은 의왕시 교통의 새로운 중심축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월곶~판교선은 인천 월곶에서 판교까지 이어지는 경강선 구간이다. 의왕시 청계동에 청계백운호수역이 들어설 예정으로, 백운밸리 일대 주민들의 광역 이동 편의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수도권 동서를 가로지르는 이 노선은 의왕시를 경기 남부 교통 결절점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GTX-C 노선의 의왕역 정차가 확정되면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GTX-C가 개통되면 의왕역에서 서울 양재역까지 이동 시간이 20분대로 단축돼 수도권 광역급행 교통망의 혜택을 직접 누릴 수 있게 된다. 서울 도심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기업 유치와 인구 유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위례~과천선 연장 추진…생활권 통합
의왕시는 한 발 더 나아가 위례~과천선의 의왕 연장도 추진하고 있다. 내손동·청계동·고천동·부곡동 등 지리적으로 분산된 생활권을 철도로 연결해 도시 통합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각 생활권은 지형과 개발제한구역으로 인해 단절된 측면이 있어, 철도 연결을 통한 생활 인프라 통합이 시급한 과제로 꼽혀 왔다.위례~과천선 연장이 실현되면 의왕시는 GTX-C·인덕원동탄선·월곶판교선에 위례과천선까지 더해진 촘촘한 철도망을 갖추게 된다. 수도권 어느 방향으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광역 교통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베드타운을 넘어 자족 기능을 갖춘 수도권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의왕시는 도시개발과 교통 인프라 구축이 맞물려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증가에 따른 생활 수요를 철도망이 뒷받침하고, 교통 여건 개선이 다시 기업과 인구 유입을 촉진하는 구조다. 시는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연계해 일자리·주거·교통이 균형을 이루는 도시 모델을 완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도시개발과 철도 인프라 확충을 통해 의왕을 수도권 중심도시로 성장시키겠다”며 “2030년에는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의왕=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