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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빙하' 뚫었다…극지연구소, 인류 미답지 탐사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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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빙하' 뚫었다…극지연구소, 인류 미답지 탐사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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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설립 22주년을 맞은 극지연구소가 세계 최초의 성과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연구 역량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독보적인 인프라와 축적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혹독한 환경을 뚫고 실증 데이터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탐사 강화
    극지연구소가 인류가 도달할 수 없었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연구로 평가받는 것은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 탐사다. 이 빙하는 모두 녹으면 지구 해수면을 60㎝ 이상 높일 수 있어 ‘운명의 날 빙하’로 불린다.

    주변에 기지가 없고 지형이 험해 현장 접근이 어려운 곳으로 알려졌다. 극지연구소는 2024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와 헬기를 동원해 스웨이츠 인근 고립 지역에서 150m 길이의 빙하 시료를 확보했다.


    올해 2월에는 934m 두께의 얼음을 관통해 빙하 하부 바다와 암반이 만나는 지반선에 도달, 따뜻한 바닷물이 침투해 예상보다 빙하가 빠르게 녹는 현상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
    ◇장기 관측에 시간 투자
    극지연구소는 남극 장보고기지 인근에서 전 세계 바닷물을 순환시키는 엔진 역할을 하는 ‘고염대륙붕수’의 형성 과정을 1년 연속 정밀 관측했다. 주변 얼음의 면적 변화를 분석해 최근 10년간 짠물의 생성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도 확인했다. 고염대륙붕수는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고, 대기 중의 탄소를 심해에 격리해 기후변화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북극해에서는 2017년부터 7년간의 장기 관측을 통해 대서양의 따뜻하고 짠 해수가 태평양 쪽까지 확장되는 ‘북극해의 대서양화’ 현상도 포착했다. 연 단위 관측을 통해 대서양화의 수직적 변화를 제시한 첫 사례다.
    ◇공동 탐사와 기술 중심의 국제협력
    지난해 여름에는 극지연구소 소속 연구원이 미 해안경비대 쇄빙선 ‘힐리호’에 승선, 북극해 동시베리아해 일대를 탐사했다. 당시 한국은 미국 외 유일하게 과학 조사 인력으로 참여했다. 2024년에는 아라온호와 반대편 북극해를 탐사하는 독일 쇄빙선과 항로별 데이터를 교환하며 북극해의 공간적 변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빙하 아래에서 오랫동안 고립된 호수 ‘빙저호’ 시료 분석에도 한국의 기술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이 시추한 1087m 아래 메르세르 빙저호 시료를 받아 미생물 하나하나의 유전체를 읽어내는 ‘단일세포 분석’을 수행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독자적인 데이터와 기술력 덕분에 국제 협력의 폭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연구 영역 확장
    아라온호의 두 배 규모인 1만 6000t급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2030년 운항을 시작한다. 탐사 반경은 현재 북위 80도 인근에서 북극 안쪽으로 더 넓어질 예정이다.

    육상에서는 남극 대륙 안쪽으로 2200㎞의 ‘K-루트’를 확보하며 내륙 연구 발판을 마련했다. 2029년에는 남극에서 2.2㎞ 두께의 빙하 아래 위치한 빙저호 ‘빙저호’ 시추를 계획하고 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빙저호 시추는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시도했던 고난도 탐사”라며 “성공한다면 한국의 극지 연구는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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