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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신보, 지역경제 혈맥 역할…기업 돕는 종합 솔루션 추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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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신보, 지역경제 혈맥 역할…기업 돕는 종합 솔루션 추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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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시석중 이사장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신보를 대한민국 지역신용보증의 역사이자 표준을 만들어온 시간으로 규정했다.

    1996년 국내 최초로 출범한 이후 경기신보가 걸어온 길은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전국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 가운데 최대 규모를 갖춘 경기신보는 보증 방식과 운영 체계 전반에서 지역금융의 기준을 제시했다.


    시석중 이사장은 “지난 30년이 양적 성장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질적 성숙으로 나아가야 할 시기”라며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 지원의 내용과 혁신에서 ‘진정한 최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95억원에서 출발한 보증 규모가 누적 60조원을 넘어선 지금, 경기신보는 또 다른 전환점에 서 있다. 과거 ‘규모의 성장’을 이뤄낸 기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융의 질과 역할’을 재정의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담보 대신 신뢰”…금융 구조 바꾼 30년
    경기신보의 출발은 금융 접근성 개선이었다. 담보 중심 금융 구조에서 소외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신용 기반 보증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산이 없어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 금융시장은 담보가 없으면 사실상 문이 닫혀 있었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기업도 자산이 부족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웠다. 경기신보는 이 벽을 허물었다.


    시 이사장은 “재단은 자산이 아니라 가능성을 평가하는 금융”이라며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 핵심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 구조는 이후 전국으로 확산했다.

    경기신보는 규모와 운영 방식에서 ‘맏형’ 역할을 맡으며 지역금융 체계의 기준을 제시했다. 보증은 단순 지원이 아니라 금융시장 접근 구조 자체를 바꾼 정책 금융이라는 것이 그의 평가였다. 보증의 레버리지 효과도 크다. 재단이 보증을 서면 금융회사 대출이 연계돼 실질적인 자금 공급 규모는 그 이상으로 확대된다.



    재단의 기능은 위기에서 극대화됐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경제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보증 공급을 확대하며 시장의 유동성 공백을 메웠다. 경제 위기가 오면 금융회사는 위험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줄인다. 자금이 끊기면 중소기업은 바로 도산 위험에 직면한다. 재단은 바로 이 공백을 메운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는 약 17조4000억원어치를 공급했다. 급격한 매출 감소와 금융 경색 속에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생존을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시 이사장은 “위기 상황에서는 자금 공급 속도가 생존을 좌우한다”며 “재단은 사실상 지역경제의 마지막 금융 창구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다만 상환 유예 종료 이후 부실 리스크가 현실화된 후속 과제도 남았다. 그는 “보증 확대와 건전성 관리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60조 보증…지역 산업 생태계 만들다
    누적 60조원 규모 보증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보증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기업은 설비 투자와 고용 확대에 나서고, 이는 지역 내 소비 증가로 이어져 다시 경제를 순환시키는 구조다. 재단은 지난 30년간 수백만 개 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했다. 이는 단순 금융 성과를 넘어 지역 산업 생태계를 형성한 과정이다. 경기도 31개 시·군 전역에 균형 있게 보증을 공급하며 지역 간 경제 격차를 줄이는 데도 기여했다. 시 이사장은 “재단이 없었다면 지역 간 경제 격차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는 ‘금융 서비스의 질적 혁신’이다. 단순 보증 공급에서 벗어나 컨설팅을 결합한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기업의 경영 상태를 진단하고 필요한 금융·정책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구조다. 경기도와 협력해 고금리 대환, 저금리 운영자금 등 정책금융 기능을 강화했다. 모바일 앱 ‘이지원’을 통해 무서류·무방문 보증을 구현하는 등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객 접근성을 낮추고 업무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시 이사장은 “경기신보는 자금만 지원하는 기관이 아니라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종합 솔루션 기관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이사장은 재단의 외형 성장과 함께 재무 안정성 확보에도 주력했다. 채권 관리 기능을 본부로 집중해 회수율을 높이고, 영업점은 보증 지원에 집중하도록 구조를 개편했다.

    연간 1500억원 이상의 출연금을 확보하며 기본 재산을 유지하는 등 재정 건전성을 강화한 결과 전국 17개 지역재단 중에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한 특례보증을 통해서는 총 3000억원 규모의 지역 산업 육성 지원 체계도 구축했다. 시군이 출연하고 재단이 보증을 맡는 이 협력 모델은 지역 맞춤형 금융 지원의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는다.
    ◇“성장 금융으로 전환”…다음 30년 도전
    앞으로 방향은 ‘종합 정책금융 플랫폼’이다. 보증을 넘어 경영 진단·컨설팅·정책 연계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재단과 지방자치단체, 유관 기관을 연결해 기업이 필요한 지원을 한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G-솔루션’ 플랫폼을 추진 중이다. 창업 초기 기업에는 자금 접근성을 높이고, 성장 단계 기업에는 투자 연계 지원을 강화하는 단계별 맞춤 금융도 확대할 예정이다. 저신용자·사회적 약자·소상공인까지 금융 혜택이 닿을 수 있도록 포용금융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 이사장은 “앞으로는 위기 대응을 넘어 성장 지원이 핵심”이라며 “기업의 생존뿐 아니라 도약까지 책임지는 금융기관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AI·플랫폼 경제·글로벌 경쟁 속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금융도 함께 진화해야 한다”며 “다음 30년은 어떤 경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은 시기가 돼야 하고, 현장 중심 금융으로 대한민국 지역신용보증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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