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A사의 대기업(300인 이상) 고객의 운용수익률은 평균 약 3.8%으로 영세기업(30인 미만) 수익률 2.8%보다 1%포인트 높았다. 금융감독원은 판매 물량이 한정된 고금리 정기예금을 대기업 등 주요 고객에만 적극 제시하고, 영세기업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결과라고 지적했다.금감원은 25일 46개 퇴직연금사업자의 준법감시인과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준법감시 설명회'를 열고 A사의 사례와 같은 검사 지적사항을 안내했다. 김기복 금감원 연금관리실장은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 보장을 위한 핵심적인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근로자 수급권 보호 등 제도의 기본적인 원칙을 간과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업자 준수의무를 충실히 이행해달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날 기업 규모에 따라 상품을 차별적으로 제공한 A사의 사례를 비롯해 여섯가지 검사 지적 사례를 안내했다. B사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을 1~2년 이상 운용하지 않고 대기성 자금(현금)으로만 두고 있는 가입자 비중이 31%에 달해 지적을 받았다. 타사 장기미운용자 비율이 0.1~11%에 정도인 것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가입자에 대한 관리 소홀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며 "'선관주의' 의무에 따라 장기 미운용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C사는 만기재예치를 하는 사용자에게 더 좋은 상품이 있는데도 수익률이 낮은 상품을 재가입시키는 경우가 많아 지적을 받았다. D사는 계열사 상품 또는 특정 금융회사의 상품을 계속 선택하도록 해 상품제시 업무과정에서 미흡한 점을 보완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E사는 DC 계좌에서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로 실물이전이 가능한데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가 상품을 매도하고 재매수하는 방식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불필요한 수수료를 부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연금 지급과정의 문제도 지적됐다. 연금지급 기간이나 금액 변경을 허용하지 않거나, 가입자에게 불리한 연금지급 방식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