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은 심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시장이 아니다.”지난 4일 미국 월가의 경제 분석가인 짐 비앙코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그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멀다고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시장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등 그야말로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유독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면서 강남 테헤란로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가 이란으로 착각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온다.
정말 심장이 약한 사람은 한국 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맞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최근의 변동성은 역사적으로도 큰 수준이지만, 지난 1년간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고 주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인한 리레이팅(가치 재평가) 기대도 유효하다. 시장의 단기적인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증시가 만성적인 저평가에서 벗어나 추세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심장이 약한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장지수펀드(ETF) 전문가로서 필자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우량주에 고르게 분산된 ETF를 꾸준히 분할 매수하는 것이다. 우선 ETF는 투자자에게 종목 선택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지난 2025년을 보면 코스피는 연간 76%나 상승했지만, 코스피 지수에 포함된 세 종목 중 한 종목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개별 종목 투자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TF는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종목 선택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또한 ETF는 정기적인 종목 리밸런싱(자산 편입 비중 재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잃은 기업의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성장하는 기업은 새롭게 편입되거나 비중이 높아진다. 투자자가 일일이 종목을 분석하지 않아도 시대 흐름에 맞는 기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구조다. ETF를 21세기 가장 혁신적인 금융상품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분산 투자와 리밸런싱으로 보통 사람도 주식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의 큰 변동성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봤으면 한다. 결국 이 변동성은 장기적으로 우수한 투자 성과를 얻기 위해 투자자가 감수해야 하는 비용 혹은 대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단기 움직임에 흔들리기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꾸준히 시장에 머무르는 것이다. 단기적인 공포심으로 절대 시장을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심장이 약한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ETF로 마음 편한 투자를 이어간다면 변동성이 큰 시장 속에서도 안정적인 자산 형성과 편안한 노후 준비라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